인천성모병원 노사갈등이 농성장 강제철거와 징계 예고까지 겹쳐지면서 악화일로를 걷고 있다.

3일 보건의료노조에 따르면 천주교 인천교구 답동 주교좌성당 평신도협의회는 이날 오전 성당 입구에 설치된 노조·시민들의 단식농성장에 난입해 집기를 부수고 농성장을 강제철거했다. 당시 농성장에는 단식 중인 홍명옥 노조 인천성모병원지부장을 포함한 2명만 남아 있었던 것으로 전해졌다. 평신도협의회의 농성장 강제철거는 이번이 두 번째다. 평신도협의회는 지난달 16일에도 성당 주임신부의 직인이 찍힌 공문을 보내 농성장 철거를 요구한 뒤, 같은날 밤 농성장을 헐었다.

홍 지부장은 인천성모병원의 노조탄압 문제를 해결하라며 이날로 19일째 단식농성을 이어 왔다. 인천성모·국제성모병원 정상화를 위한 인천시민대책위원회도 함께 101일째 릴레이 단식농성을 벌였다. 그러나 대화는 여전히 이뤄지지 않고 있다. 시민대책위는 지난달 28일과 30일 각각 인천교구와 인천성모병원측에 면담을 신청했으나 모두 거절당했다.

병원은 대화 대신 오는 7일 징계위원회 개최를 예고한 상태다. 병원측은 홍 지부장이 병원 맞은편에서 집회를 열고 구호 제창과 호소문 낭독으로 허위사실을 유포해 병원의 명예를 훼손했다고 주장했다.

노조 관계자는 "병원의 노동인권 탄압 문제를 해결하고자 단식하는 여성노동자의 농성장을 일요일에 폭력으로 철거하는 것이 천주교 교리에 부합하는 것이냐"고 비판했다. 이 관계자는 "사태가 해결되지 않는 이상 농성장은 계속 유지할 것"이라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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