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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쌍용차 정리해고에서 복직 합의까지] 구조조정의 시대 '쌍용차 사태'에서 잊지 말아야 할 것

“오늘로 복직투쟁 며칠째더라? 지난해에 2천일이 지났으니까, 2천400일은 더 됐을 것 같은데….”

쌍용자동차 정리해고 노동자들이 공장으로 돌아간다. 2009년 6월8일 정리해고가 단행된 지 만 6년, 같은해 5월22일 지부가 정리해고 철회를 요구하며 공장점거 파업에 돌입한 날로부터 2천413일 만이다. 쌍용자동차와 금속노조 쌍용차지부·쌍용차노조는 2017년 상반기까지 정규직과 비정규직 해고자 전원 복직을 위해 노력한다는 내용이 포함된 ‘쌍용자동차 경영정상화를 위한 합의서’에 30일 최종 서명했다.

◇복직투쟁 2천413일, 희생자 28명=쌍용차 정리해고 사태는 2004년 10월 중국 상하이차가 쌍용차를 인수한 뒤 4년 만에 경영권을 포기하면서 시작됐다. 2009년 1월 쌍용차는 법원에 법정관리를 신청한 뒤 총 2천646명에 대한 구조조정을 추진했다. 이 중 희망퇴직자를 제외한 976명이 같은해 6월8일 해고통보를 받았다.

당시 노동자들은 77일에 걸쳐 공장 점거파업을 벌이며 대규모 정리해고에 극렬하게 저항했다. 하지만 대대적인 경찰의 진압작전이 펼쳐지면서 파업에 참가한 노동자 대부분이 경찰에 연행됐다. 이 중 64명이 구속됐다. 경찰의 검거작전 종료 직후인 8월6일 열린 협상에서 노사는 해고대상자 976명 중 48%는 무급휴직자로, 나머지 52% 해고대상자로 구분했다.

길거리로 내쳐진 해고자들의 비극은 계속됐다. 지금까지 28명의 해고자와 그 가족이 생계난 등 스스로의 처지를 비관해 운명을 달리했다. 쌍용차 정리해고 사태는 우리 사회에 진통과 상처, 해결 과제를 동시에 던졌다.

해고자들의 눈물겨운 복직투쟁도 이어졌다. 특히 지난해 11월 대법원이 쌍용차의 대규모 정리해고가 유효하다고 보고 사건을 서울고등법원으로 돌려보낸 뒤 해고자들의 목숨을 건 굴뚝농성이 시작됐다. 올해 1월 쌍용차 대주주인 인도 마힌드라그룹 아난드 마힌드라 회장이 방한한 후 시작된 노노사 교섭이 교착상태에 빠지자 김득중 지부장이 44일간 단식농성을 벌이기도 했다.

◇제2, 제3의 쌍용차 사태에 대처하는 우리의 자세=쌍용차 정리해고 사태는 ‘유형자산 손상차손’이라는 어려운 회계용어를 일반에 알린 계기가 되기도 했다. 해고자들은 쌍용차 정리해고 전년인 2008년 재무제표상 유형자산 손상차손을 과장하는 방법으로 경영위기를 부풀렸다는 주장을 제기했다.

실제 멀쩡한 업체를 헐값에 인수해 ‘깡통회사’로 만든 뒤 되팔아 매각 차익을 챙기거나, 자산을 빼돌리고 해외로 도주하는 기업들의 먹튀 행각은 손쉽게 발견된다. 쌍용차를 비롯해 기륭전자·콜트-콜텍·스타케미칼·하이디스테크놀로지 등 국내 제조업 사업장의 단골 먹튀 수법이다.

그러나 이에 제동을 걸 만한 법·제도가 미비하다. 기업의 먹튀 과정에서 고용절벽에 내몰리는 노동자들의 마지막 피신처인 법원조차 정리해고 요건을 매우 보수적으로 판단하고 있다. 쌍용차 정리해고를 정당하다고 본 대법원 판결은 경영상 해고에 대한 사법부 입장을 응축적으로 보여 준다.

쌍용차 사태는 적법한 방식의 구조조정과 인력조정은 어떠한 절차를 거쳐 이뤄져야 하는지, 그 과정에서 노사와 국가·사회는 어떤 몫을 감당해야 하는지 우리 사회에 진지하게 묻고 있다. 우리 경제가 저성장 국면에 접어들고, 벌써부터 대대적인 구조조정을 우려하는 목소리가 나오는 상황에서 쌍용차 사태가 우리 사회에 던지는 메시지는 결코 가볍지 않다.

곽상신 워크인연구소 연구실장은 “쌍용차 정리해고 사태는 세계화 시대에 기업경영의 주체가 국제화되는 과정에서 구조조정과 인력조정이라는 도전에 맞서는 우리 사회의 문제해결 시스템이 굉장히 취약하다는 것을 여실히 드러냈다”며 “같은 비극이 되풀이되지 않도록 사회적 차원에서 재발방지책 마련을 위한 진지한 논의를 해야 할 때”라고 말했다.

구은회  press79@labortoda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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