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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릴레이 기고-노동자가 말하는 노동 5법의 미래] 3. 정규직 전환 같은 소리 하고 있네!김민주 공공운수노조 비정규전략조직부장
   
▲ 김민주 공공운수노조 비정규전략조직부장

정부와 새누리당은 ‘노동개혁 5대 입법’이라고 쓰지만 노동자들은 ‘노동개악 5대 입법’이라고 읽는다. 비정규직을 늘리고, 해고를 쉽게 하며, 노동조건을 악화시키는 내용을 담고 있기 때문이다. 민주노총 조합원들이 새누리당 노동입법에 대한 입장을 글로 보내왔다. <매일노동뉴스>가 하루에 한 편씩 지면에 소개한다.<편집자>

정부는 공공부문을 모범 삼아 임금피크제 노동개혁을 확산시키겠다고 했다. 그리고 기어이 공공기관 100%가 임금피크제를 도입했다고 자랑했다. 하면 된다. 역시 박근혜 정부는 군대정신 충만! 그런데 딱 하나 안 되는 게 있다. 비정규직의 정규직 전환은 도저히 못한단다. 할 수 있는 것만, 아니 하고 싶은 것만 하겠다고 말을 바꾼다.

박근혜 대통령은 당선 후 “2015년까지 공공부문 비정규직을 정규직으로 전환하겠다”고 만방에 약속했다. 세부 달성목표로 “상시·지속적인 업무 비정규직을 2016년 이후 정규직의 5% 이내로 제한하겠다”는 계획까지 발표했다. 그러나 2015년 말 현재 공공기관 비정규직은 정규직의 27.1%나 된다. 약속이나 말든가. 정치적 선전효과만 챙기고 책임은 지지 않는다.

부산에 사는 A는 구청이 관리하는 CCTV를 모니터링한다. 이전에는 부산 1구청에서 같은 일을 10개월 했고, 그 이전에는 2구청에서 또 10개월 동안 같은 일을 했다. 순환근무제가 아니다. 같은 분야에서 해고와 취업을 반복하며 이 구청 저 구청을 전전하는 것이다. 이런 처지가 한둘이 아니어서 옮겨 다니다 만난 옛 동료들도 많다. 왜 그럴까. 구청의 말은 이랬다. “CCTV 모니터링은 아무나 하는 단순 업무고, 오래 일하면 근태가 흐트러지기 때문에 10개월만 일하는 게 적당하다”는 것이다. 그러더니 “10개월씩 계약함으로써 더 많은 사람들에게 일할 기회를 줄 수 있지 않느냐”는 말까지 덧붙인다. 많은 인내를 요하고 피곤하긴 하지만 CCTV 모니터링이 고도의 기술이 필요한 일이 아니라니…. 구청의 설명에 A는 주눅이 든다. 그러나 화도 난다. 한곳에 머무는 것이 문제라면 구청별 순환근무는 왜 안 되는가. ‘단순 업무’라는 말만으로도 기분 나쁜데, 단순 업무 노동자라 장기근속하면 나태해진다니 어이가 없다. 그리고 A가 얼마나 대단한 혜택을 챙겼다고 10개월이면 이제 그만 다른 사람에게 일자리를 넘겨야 한단 말인가. 구청의 설명이 도무지 납득되지 않는다.

박근혜 정부는 공공기관에서 2년 이상 지속된 업무는 무기계약직으로 전환하라는 계획을 발표했다. 광주 3구청 예방접종등록센터에서 1년 364일을 일했던 B는 자신이다 싶어 문의했다. 그러나 대답은 NO. 오히려 그만두라는 말만 들었다. 2년 이상 일하지 않았으니 무기계약직으로 전환할 수 없단다. B의 계약기간은 2013년 1월2일부터 2014년 12월31일로 2년에 딱 하루 부족하다는 것이 이유다. B는 사기당한 기분이라고 토로했다. B의 업무는 정부가 정규직 전환 대상이라고 말한 상시·지속적 업무다. 구청의 설명은 더 허탈했다. “안타깝지만 예산이 없어서 어쩔 수 없다”고 한다. 무기계약직으로 전환해야겠지만 돈이 없다는 얘기다.

그 돈을 좌지우지하는 게 정부 예산, 즉 공공기관 총액인건비다. 예산책정 부족을 이유로 공공기관 비정규직은 무기계약직 전환이 좌절되고 해고당한다. 공공운수노조가 전국 7개 특별·광역시 및 기초지자체 76곳을 대상으로 2013년부터 2015년까지 기간제 노동자 계약 현황에 대한 정보공개를 청구했다.

그렇게 조사된 4만6천49건의 계약 중에 4천146건(10%)은 A처럼 계약기간이 10~11개월이어서 퇴직금을 받을 수 없었고, 395건(0.9%)은 B처럼 22~23개월이어서 무기계약직 전환이 되지 않는 쪼개기 계약 비정규직이었다. 각각 비중이 크지 않아 정부가 관련 예산, 다시 말해 총액인건비 책정에 의지를 보여 주면 퇴직금 지급과 무기계약직 전환이 가능한 경우지만, 결국은 빈손으로 쫓겨난다.

이에 대해 모 구청 총무국장은 “무기계약 전환시 정원에 포함돼 총액인건비가 적용되는데, 억제된 총액인건비 때문에 무기계약 전환이 불가능하다”며 “기간제 고용비용은 인건비가 아닌 사업비로 충당되는데, 무기계약직으로 전환한다고 사업비가 늘진 않는다”고 해명한다. 결국 원인은 정부 예산책정 문제다. 정부는 공공기관의 상시·지속적 업무에는 정규직을 고용하라는 지침만 내리고, 정작 필요한 예산은 책정하지 않아 공염불에 그치고 말았다. 제대로 정규직도 아닌 무기계약직 전환이 못마땅한 마당에 정작 무기계약직 전환을 위한 돈조차 없다? 이게 해명인가, 사기인가.

임금을 더 줄 생각이 없으니 너희 노동자들끼리 나눠 먹든 말든 알아서 하라는 말이고, 정규직 전환 책임은 뒷전이고 정치적 선전효과만 챙기면 그만이라는 얘기다. 노동개혁? 약속조차 어기고 사기 치는 정부가 할 소리가 아니다. 정규직 전환이 없는 노동개혁. 이게 개혁인가?

김민주  labortoday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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