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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고법 '특별명퇴·임금피크제' 직권조인 KT노조에 "배상하라"1심 이어 2심도 "조합원총회 의결 없어 조합원 절차적 권리 침해" 판결

KT노조(위원장 정윤모)가 규약에 명시된 조합원총회를 거치지 않고 회사와 특별명예퇴직·임금피크제에 합의한 것과 관련해 서울고등법원 민사2부(부장판사 김대웅)가 "조합원들에게 정신적 손해를 배상할 책임이 있다"고 판시했다. 대기업 구조조정이 이슈로 떠오른 상황에서 절차적 정당성을 어긴 위원장을 포함한 노조간부들에게 법원이 손해배상 책임을 물었다는 점에서 주목된다.

20일 통신업계에 따르면 서울고법은 지난 16일 노조 조합원 226명이 정윤모 위원장과 사무총장 등을 상대로 낸 손해배상 소송 항소심에서 원심과 마찬가지로 원고 일부 승소 판결했다.

KT 노사는 지난해 4월8일 근속 15년 이상 직원을 대상으로 특별명예퇴직을 실시하고 올해 1월부터 임금피크제를 도입하는 내용의 노사합의를 체결했다. 사업부서 폐지와 함께 대학생 자녀학자금·교육보조비 폐지 등 복지제도 변경에도 합의했다. 노사합의에 따라 KT는 같은해 4월10일부터 21일까지 신청을 받아 평균 51세, 근속연수 26년의 직원 8천304명을 명예퇴직시켰다. KT 사상 최대 명예퇴직이었다.

KT노조는 노사합의에 앞서 총회를 열어 조합원들의 의사를 수렴하는 절차를 거치지 않았다. 노조 규약은 임금협약 및 단체협약 체결에 관한 사항은 조합원총회 의결을 거친 후 체결하도록 규정하고 있다. 이에 일련의 조치로 명예퇴직했거나 신설부서로 전보된 조합원들은 "노사 간 밀실합의로 퇴직이나 근로조건이 저하된 것에 대한 정신적 고통의 배상과 노사합의 무효 확인을 구한다"며 소송을 제기했다.

서울중앙지법은 1심에서 "노조 운영의 민주성을 강화할 목적으로 노동조합법에 마련된 조합원총회 관련 규정의 형해화 내지 사문화를 막고 조합 내 소수 조합원의 절차적 참여권을 실효성 있게 보장하기 위해서라도 절차 위반행위에 대한 민사 책임을 적극 검토할 필요가 있다"며 조합원 1인당 20만∼30만원의 위자료를 지급하도록 했다.

서울고등법원도 "노조위원장이 규약을 어기고 노조의 의사형성 과정에 참여할 수 있는 조합원들의 절차적 권리를 침해했으므로 정신적 손해를 배상할 책임이 있다"고 판결했다.

원고측을 대리한 신인수 변호사(법무법인 소헌)는 "노동조합법이나 규약에 명시된 조합원 의견수렴을 거치지 않고 직권조인한 것은 위법하다는 것을 재확인한 판결"이라며 "최근 임금피크제나 구조조정과 관련해 노조가 합의하는 경우가 많은 상황에서 중요한 선례가 될 것"이라고 말했다.

배혜정  bhj@labortoda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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