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권보호와 민주주의 운동에 헌신하고 노동기본권 확대에 매진했던 고 조영래 변호사의 발자취를 기리는 행사가 열렸다.

서울지방변호사회(회장 김한규)는 지난 11일 오후 서울 서초구 변호사회회관에서 조영래 변호사 25주기 기념행사를 개최했다. <전태일 평전>을 집필해 청년 전태일을 세상에 알린 조영래 변호사는 1990년 12월12일 폐암으로 숨졌다. 변호사 생활을 시작한 지 7년, 43세의 젊은 나이였다.

짧은 변호사 생활 중에도 그는 대우어패럴사건·부천서 성고문사건·보도지침사건을 맡아 노동·인권 변호사로 굵직한 족적을 남겼다. 김한규 회장은 기념사에서 "인권을 옹호하고 사회정의를 실현하는 데 앞장섰던 조영래라는 이름 석 자가 변호사들에게 주는 무게감은 만만치 않다"며 "서울지방변호사회 회관 앞에 설치한 고인의 흉상을 통해 젊은 법조인들이 조영래의 발자취를 잊지 않길 기대한다"고 말했다.

문재인 새정치민주연합 대표는 "조영래 변호사는 수배 중에도 한 노동자의 죽음을 의미 있게 부활시켰고 그로 인해 전태일은 노동해방의 불꽃으로 되살아났다"고 고인을 기렸다.

박원순 서울시장은 "혼란과 좌절, 퇴행의 시대를 지나면서 불의에 맞섰던 조영래 변호사가 너무나 그립다"고 회상했다. 문 대표와 박 시장은 고인과 사법연수원 동기다.

이날 행사에는 조희연 서울시교육감과 전순옥 새정치민주연합 의원·천정배 무소속 의원 등 고인과 인연이 있는 인사 200여명이 참석했다.

한편 서울지방변호사회가 25주기를 기념해 선정한 조영래상은 김진 변호사(법무법인 지향)와 권두섭 변호사(민주노총 법률원)가 받았다. 김진 변호사는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국가 중 최악의 노동환경에서 일하는 여성노동자들에게 상을 주신 것으로 생각하겠다"는 소감을 밝혔다. 권두섭 변호사는 "노동이란 단어가 불편한 말이 되지 않고 노조가 더 이상 특별하지 않은 사회를 위해 앞으로 더욱 노력하겠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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