복수노조 사업장인 ㈜오리온에서 교섭대표노조 지위를 둘러싼 갈등이 일고 있다. 교섭창구 단일화절차 직전에 특정 노조에 조합원들이 집단가입하면서부터다.

30일 화섬노조에 따르면 올해 4월 결성된 오리온지회(지회장 윤석우)는 10월1일 사측에 단체교섭을 요구했다. 오리온에는 앞서 한국노총 소속 오리온영업노조가 결성돼 있었다. 두 노조는 창구단일화에 들어갔고, 회사는 같은달 27일 영업노조를 교섭대표노조로 확정했다. 지회 조합원이 120여명인 반면 영업노조 조합원은 370여명이어서 과반노조에 해당한다는 것이다.

그러나 지회는 "당초 60여명 수준으로 파악됐던 영업노조의 조합원수가 교섭 요구 직전에 갑자기 늘었다"며 의혹을 제기하고 나섰다. 실제 서울지방노동위원회의 한 근로자위원도 "9월24일부터 사측이 교섭요구노조 확정공고를 낸 10월9일 동안 280여명이 영업노조에 가입원서를 냈다"고 밝혔다. 이 위원에 따르면 조합비 납부내역 중에는 1명이 40여명의 조합비를 납부한 경우도 있었다. 지회는 "지회 결성 직후부터 교섭을 요구해 왔는데, 사측은 기존 노조와 맺은 임금협약기간을 이유로 10월 이후 교섭을 하자며 시간을 끌었다"며 "교섭 직전에 갑자기 기존 노조 조합원이 늘어난 것은 지회와 교섭하지 않으려는 모종의 계획이 작용한 것 아니냐"는 의혹을 제기했다.

한편 영업노조측은 "조합원 증가는 각자 준비한 데 따른 것"이라며 "이와 관련해 더 할 말이 없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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