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속도로 톨게이트 요금수납원들이 콜센터 상담원들과 비슷한 수준의 감정노동을 하고 있는데도 조직(회사)적 보호 수준은 매우 낮은 것으로 조사됐다.

이정배 단국대 교수(의대)는 24일 오후 서울 여의도 한국노총 대회의실에서 한국노총 주최로 열린 ‘서비스산업 산업재해 예방 전문가 토론회’에 참석해 이러한 내용을 담은 실태조사 결과를 발표했다.

이 교수에 따르면 톨게이트 요금수납원들은 감정노동 수준 평가 항목 중 감정 부조화와 손상·조직적 감시 두 항목에서 21개 서비스직종 중 가장 높은 수준(1위)의 심각도를 나타냈다. 콜센터 상담원은 감정 부조화와 손상 항목에서 2위, 조직적 감시 항목에서 4위 수준의 심각도를 보였다.

이 교수는 자신이 직접 조사한 요금수납원을 비롯한 8개 서비스직종 실태와 안전보건공단이 용역연구를 통해 지난해 발표한 13개 직종 실태조사 결과를 한국형 감정노동평가 도구를 적용해 분석했다.

또 다른 항목인 감정표출 노력·다양성과 고객응대 과부하·갈등 항목에서는 콜센터 상담원이 가장 높은 수준의 심각도를 나타냈다. 톨게이트 요금수납원은 감정표출 노력·다양성에서 8위, 고객응대 과부하·갈등에서 3위의 심각도를 기록했다.

항목별로 조금씩 다르지만 콜센터 상담원과 톨게이트 요금수납원들이 다른 서비스직종보다 높은 수준의 감정노동을 하고 있다는 것이 이 교수의 평가다.

조직적 보호 수준은 콜센터 상담원이 상대적으로 높았다. 콜센터 상담원 감정노동은 사회적으로 이슈화된 반면 톨게이트 요금수납원들의 감정노동은 덜 알려졌기 때문으로 풀이된다.

조직의 지지·보호체계 항목에서 톨게이트 요금수납원들은 가장 나쁜 수준(1위)을 나타냈다. 콜센터 상담원은 7위였다. 상대적으로 보호 수준이 높은 직종은 항공승무원(15위)·은행원(18위)·보육교사(19위)였다.

이 교수는 “감정노동을 예방하고 관리하기 위해서는 조직적 보호체계를 구축하고 노동자 정신건강·스트레스 문제에 회사가 적극 개입해야 한다”며 “톨게이트 요금수납원 같은 고위험 직군에서는 감정노동과 관련한 사업장 규정·체계를 시급히 구축하고 성희롱에 대해서는 법적 조치를 취할 수 있도록 해야 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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