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해 3월 남영전구 광주공장의 설비 철거공사 중 나온 잔류수은의 지역사회 유출 가능성이 커지면서 환경부와 광주시의 늑장 대처를 비판하는 목소리가 높다.

10일 광주시에 따르면 시·영산강유역환경청·광주시보건환경연구원·광산구청은 지난 7일 남영전구 수은 유출사고 합동 정밀조사에 들어갔다. 관계기관이 합동조사단을 꾸린 데에는 남영전구 광주공장의 부지와 배수로 맨홀에서 수은이 검출됐기 때문이다.

애초 환경부와 광주시는 수은의 외부 유출 가능성을 부정했다. 윤성규 환경부 장관은 지난달 30일 열린 국회 예산결산특별위원회 전체회의에서 “매립지는 콘크리트 구조물로 돼 있어 지하수로 수은이 유입되지 않는 것으로 조사됐다”고 답했다. 광주시도 이달 3일 “수은이 누출된 지점이 지하실 바닥이 콘크리트 구조물인 만큼 하천과 영산강 수역으로 누출 가능성이 없다”고 보도자료를 통해 밝혔다.

그런데 광주공장 배수로 맨홀 1곳에서 수은이 발견되자 합동조사단을 꾸려 부랴부랴 점검에 나선 것이다. 광주시는 6일 광주시보건환경연구원과 공장 내 배수로 맨홀을 조사하던 중 맨홀에서 수은을 육안으로 확인했다. 광주공장 부지와 폐기물보관장에서 허용기준치보다 두 배 높은 각각 1킬로그램당 42.8밀리그램과 37.18밀리그램의 수은이 검출됐다. 이튿날인 7일에는 굴삭기를 동원해 사업장 내부 배관조사를 실시했고, 공장 안팎의 배수로 맨홀의 수질 시료를 채취해 광주시보건환경연구원에 분석을 의뢰했다.

수은이 검출된 배수로는 풍영정천으로 이어진다. 풍영정천은 영산강 지류다. 광주공장 수은의 수계 유출 가능성이 의심되는 상황이다. 정은정 광주환경운동연합 활동가는 “수은 유출 의혹 가능성이 꾸준히 제기됐지만 환경부와 광주시는 (맨홀에서) 수은이 발견된 이후 뒤늦게 수질 조사를 하고 있다”며 “광주시가 뒤늦게 대응하는 바람에 수은이 얼마나 어디까지 유출됐는지 제대로 알기 어렵게 됐다”고 비판했다. 그는 “지금이라도 민관합동조사단을 꾸려 철저한 조사를 벌여야 수은 유출로 인한 시민들 피해가 최소화할 수 있다”고 강조했다.
저작권자 © 매일노동뉴스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