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제는 민생이라고, 여당 대표는 국정교과서 싸움 나선 야당을 준엄하게 꾸짖었다. 발 빠른 현수막이 네거리 곳곳에 걸렸다. 쫙 깔렸다. 새누리당이 해냈다고 알렸다. 영세자영업자는 이제 카드수수료 걱정을 덜었다고 붉은색 현수막이 전했다. 자랑스런 대한민국, 올바른 역사를 씁니다라고도 새겨 알렸다. 그 단어 어디서도 구김살이라곤 찾아볼 수 없어 과연 긍정 대장의 현수막다웠다. 전체적으로 보면 할 수 있다, 하면 된다는 긍정의 에너지, 그런 기운이 온다. 팽팽하게 잡아맨 솜씨는 과연 프로다웠다. 좌우 쏠림 없이 수평도 잘 맞아 보기에 좋았다. 상위 0.1%의 솜씨다. 보라 저기 왼쪽 태극기 새긴 광고탑 아래 매달려 어지럽게 휘날리는 현수막을. 99.9%는 저 꼴이다. 뭐라고 쓰였는지 알아보기도 어렵다. 사람 둘이 올라 비닐 집을 짓고 버틴다던데, 현수막 전쟁 시끄러운 탓에 그만 눈에서 멀어지고 말았다.

저작권자 © 매일노동뉴스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