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대병원이 임대 하청업체에게 과도한 임대수수료를 받아 하청업체 노동자들의 노동조건이 나빠지고 있다는 주장이 제기됐다.

공공운수노조 의료연대본부 서울지부는 15일 "서울대병원이 장례식장 식당에 월 매출의 45%에 달하는 임대수수료를 받아 하청노동자 노동조건이 악화되고 있다"고 밝혔다.

지부에 따르면 서울대병원은 올해 3월 ㈜아라마크와 장례식장 식당 임대차 계약을 체결했다. 월 매출의 45%를 서울대병원에 지급하는 내용이다. 앞선 업체의 임대수수료는 35% 가량이었다.

아라마크에서 일하는 장례식장 식당 노동자들은 야간 근무수당을 포함해 월 130만~140만원을 받는다. 그런데 아라마크는 용역업체를 통해 식당 노동자 일부를 사용하고 있다. 용역업체 노동자들의 임금은 월 120만원 수준이다. 같은 공간에서 일을 하고도 아라마크와 용역업체 노동자 사이에 차별이 발생하고 있는 것이다.

최근 아라마크에 고용된 노동자들은 임금인상을 요구했지만 사측은 거부 입장을 밝혔다. 매출 대비 인건비가 20% 수준이어서 인상 여력이 없다는 것이다. 지부 관계자는 "하청·용역업체 상당수는 서울대병원 간판을 보고 이윤 대신 실적을 쌓으려 입찰에 응모하는 경우가 많다"며 "적자를 보더라도 서울대병원 하청업체라는 경력을 쌓길 원하기도 한다"고 지적했다.

지부는 이날 성명을 내고 "서울대병원은 임대료를 인하해 장례식장 이용료를 낮추고 하청업체 노동자의 노동조건이 개선되도록 길을 터 줘야 한다"며 "하청업체도 파견노동자들을 직접고용으로 전환하고 실생활이 가능한 수준으로 임금을 올려야 한다"고 요구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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