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용노동부 산하 기술전문학교인 한국폴리텍대학이 소속 학생의 기업실습 과정에서 발생한 산재사고를 은폐하려 했다는 주장이 나왔다.

국회 환경노동위원회 심상정 정의당 의원은 10일 “기술 실습생의 안전과 권리를 보호해야 할 노동부 기관이 오히려 기업 눈치를 보고 있다”며 이같이 밝혔다.

이날 심 의원이 노동부에서 받아 공개한 한국폴리텍 감사보고서에 따르면 2012년부터 지난해까지 교내·외 실습과정에서 총 30건의 안전사고가 발생했다. 그런데 이 중 20건의 안전사고가 관계당국에 보고되지 않은 것으로 확인됐다.

문제는 노동부가 "노동관계법상 근로자로 보호하겠다"고 약속한 현장실습생에게 발생한 산재사고도 보고되지 않았다는 사실이다. 예컨대 한국폴리텍은 2013년 12월17일 ㅅ정밀에 현장실습을 나간 학생이 밀링머신을 이용해 재료 가공을 하던 중 밀링커터에 손을 다치는 부상을 입었지만 이를 노동부에 신고하지 않았다. 같은해 7월 ㄴ화장품 조제실에서 현장실습생이 계단에서 떨어져 치아를 다친 사고도 신고하지 않았다.

노동부는 2012년 4월 학습과 일을 병행하는 현장실습생의 권리를 보호하기 위해 현장실습표준협약서를 마련하고 이들에게도 산재보상을 포함한 노동관계법을 적용하겠다고 밝힌 바 있다.

심 의원은 “산업안전을 담당하는 노동부 산하 대학에서 기업 현장실습 중 발생한 산재사고를 즉각 보고하지 않은 것은 도무지 납득할 수 없는 일”이라며 “정부기관이 학생들의 안전과 권리를 보장하기보다는 기업 눈치를 보고 기업이 당할 처벌을 먼저 생각한 것은 아닌지 우려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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