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조계종 노동위원회와 쌍용자동차 해고자 등이 9일 세월호 희생자 고 김초원, 이지혜 선생님의 순직 인정을 촉구하며 조계사에서 정부서울청사까지 오체투지 행진을 하고 있다. 정기훈 기자
세월호 참사에서 희생된 기간제 교사 고 김초원·이지혜씨의 순직 인정을 촉구하는 오체투지 투쟁이 시작됐다. 조계종 노동위원회(위원장 혜용 스님)는 9일 오전 서울 종로구 조계사 대웅전 앞마당에서 출발해 정부서울청사 앞까지 순직 인정을 촉구하는 1차 오체투지를 진행했다. 이 자리에는 고 김초원·이지혜 교사 유가족과 조계종·태고종·천주교·금속노조 쌍용자동차지부 등 종교·노동단체가 함께했다.

조계종 노동위는 “비정규직 교사란 이유로 세월호 순직 인정을 거부하는 인사혁신처와 교육부의 미온적 태도를 규탄한다”며 “두 교사의 순직 인정을 바라는 간절함을 담아 이마·두 손·두 무릎을 땅에 붙이는 오체투지 기도에 나섰다”고 밝혔다.

고 이지혜 교사의 아버지 이종락씨는 “두 딸은 교사로 출발했는데 이제 와서 순직처리가 안 된다고 하니 얼마나 억울하겠냐”며 “오체투지 과정을 통해 한을 풀어 달라”고 호소했다. 고 김초원 교사 아버지 김성욱씨는 “두 딸을 위해 오체투지에 참가해 줘서 감사하다”며 “꼭 순직이 인정돼 두 딸이 하늘에서도 평안하길 바란다”고 말했다.

혜용 스님은 “(오체투지가) 두 교사의 순직 인정으로 잘 마무리되는 첫 단추가 될 것”이라며 “모두가 억울함 없이 순직 인정이 되길 바란다”고 밝혔다. 장경민 신부(천주교 노동사목위원장)는 “이번 오체투지가 학생들을 위해 자신을 희생한 고 김초원·이지혜 교사의 뜻을 되살리는 계기가 될 것”이라며 “정부는 눈여겨보길 바란다”고 주문했다.

진화 스님(태고종 충북노동인권위원장)은 “두 교사의 순직처리에 정부가 더 이상 나 몰라라 해선 안 된다”며 “순직 인정을 위해 끝까지 연대하겠다”고 밝혔다. 김정욱 쌍용차지부 사무국장은 “쌍용차 해고노동자들은 각 종단의 도움을 받으며 인간 존엄의 가치를 느꼈다”며 “정의로운 사회를 위해 함께 마음을 모으겠다”고 말했다.

조계종 노동위는 이날을 시작으로 격주 수요일마다 두 교사의 순직 인정이 될 때까지 오체투지 투쟁을 이어 간다는 계획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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