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형마트에서 일하는 노동자들이 고객 폭행에 무방비로 노출돼 있다는 주장이 제기됐다.

2일 이마트노조(위원장 전수찬)에 따르면 최근 서울에 소재한 한 점포에서 물건을 계산하던 직원이 고객으로부터 무차별 폭행을 당하는 일이 발생했다. 물건 계산이 제대로 됐는지 확인하는 과정에서 한 손님이 자신을 의심하느냐며 손에 쥐고 있던 봉투로 계산원의 얼굴을 수차례 밀고 가격했다. 폭력을 행사한 손님은 집으로 돌아가던 중 되돌아와 고객만족센터 직원에게 폭행당한 직원을 불러내라고 강압하기도 했다.

회사측은 폭력을 행사한 손님에 대해 아무런 조치도 취하지 않았다. 결국 노조가 나서 경찰에 폭행 고객을 고소하고 법원에 CCTV 증거보전을 청구한 상태다.

이마트는 지난해 10월 고객에 의한 욕설·폭언으로부터 사원을 보호하는 내용의 ‘E-CARE’ 프로그램을 도입했다고 대대적으로 홍보했다. 노조는 “실제 매장에서 사원보호 프로그램이 작동하지 않고 있다”며 “이번에도 회사는 해당 고객을 고소하면 CCTV를 제공하겠다는 무책임한 태도로 일관하면서 피해자 보호나 폭행 고객에 대한 고발 조치 같은 적극적인 대응을 하지 않았다”고 비판했다.

노조 관계자는 “피해 노동자가 계산대에서 언제든지 폭행당할 수 있다는 불안감에 시달리고 있고, 회사로부터 보호받지 못할 것이라는 생각에 불면증과 급성스트레스 반응을 보이고 있다”며 “회사는 재발방지책을 마련하고 피해 노동자에 대한 병원치료와 업무상 병가를 보장해야 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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