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금속노조

조선업종노조연대 소속 9개 조선소노조가 이달 9일 일제히 4시간 시한부 파업을 벌인다. "정당한 노동의 대가 보장"과 "일하다 죽지 않을 권리 보장"이라는 공동요구를 내걸었다.

조선노조연대는 2일 오전 서울 정동 금속노조 회의실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부실경영 책임을 노동자에게 떠넘기는 것도 모자라 불성실한 태도로 올해 노사협상을 파국으로 몰고 있는 파렴치한 경영진들이 조선소 노동자들의 공동파업을 야기했다”고 밝혔다.

'기본급 동결'에 발 묶인 조선소 임단협

조선노조연대에는 금속노조 성동조선해양지회·신아SB지회·한진중공업지회·현대삼호중공업지회·STX조선지회와 대우조선노조·삼성중공업노동자협의회·현대중공업노조·현대미포조선노조 등 9개 노동조직이 참여하고 있다. 이들 조직은 “사용자들은 올해 약속이나 한 듯 하나같이 불성실한 태도로 교섭에 임하고 있고, 한목소리로 기본급 동결을 외치고 있다”며 “경영실패 책임을 노동자 몫으로 돌리는 자본에 맞서 조선소 노동자들이 한날한시에 일손을 놓기로 결의했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조선노조연대는 9일 4시간 시한부 파업을 전개한 뒤에도 각사 노사협상에 진전이 없으면 추가파업에 돌입하겠다는 방침이다. 정병모 조선노조연대 공동대표(현대중공업노조 위원장)는 “9일 파업 이후에도 각사 사용자들이 교섭에 불성실하게 임하면 추가파업에 돌입할 수밖에 없다”며 “현대중공업노조는 4일과 추석연휴 전인 17일 파업 돌입을 결의한 상태인데, 17일 파업이 조선노조연대 차원의 파업투쟁으로 확대될 가능성이 있다”고 말했다.

김무성 대표 "불법노조 패악" 막말 퍼레이드

조선노조연대는 조선소 노동자들의 합법파업을 "귀족노조의 배부른 투쟁"으로 호도하는 정부·여당을 강하게 비판했다. 이들 조직은 “조선산업의 지속가능한 발전방향을 논의하는 노사정 대화틀을 만들자는 노조의 요구를 외면해 온 정부·여당이 연일 천박한 발언으로 노동자들의 합법적 투쟁을 매도하고 있다”며 “중대재해가 끊이지 않는 열악한 환경에도 한국 조선산업을 세계 1등 자리에 올려놓은 노동자들에 대한 근거 없는 비난을 중단하라”고 촉구했다.

조선노조연대 파업을 겨냥한 정부·여당의 막말 행진은 계속되고 있다. 김무성 새누리당 대표는 이날 오전 국회에서 교섭단체 대표연설을 한 뒤 기자들과 만나 “불법노조에 공권력이 대항하지 못했기 때문에 10년째 우리나라가 2만불에 머물러 있다”며 “그런 일이 없었으면 3만불을 넘었을 것”이라고 주장했다. 그러면서 “조선 3사가 7조4천억원 적자인데 지금 파업한다고 한다”며 “CNN에 경찰을 두드려 패는 모습이 보도되는데 어느 나라가 우리에게 투자를 하겠나. 그들이 우리 경제에 미치는 패악이 상당하다”고 말했다.

민주노총은 성명을 내고 “헌법에 보장된 파업을 정당한 절차를 거쳐 진행하고자 하는 것에 대해 이렇게 마타도어를 하는 것을 보면 김무성 대표는 뼛속 깊이 반노동이 각인돼 있는 사람이라 볼 수밖에 없다”고 지적했다.

민주노총은 이어 “김무성 대표의 진심은 10%에 불과한 노조를 완전히 와해시켜 전체 노동자를 노동법의 보호조차 받지 못하는 상태로 내몰려는 것”이라며 “이것이 박근혜·김무성이 그렇게 하고 싶은 노동개혁의 실체”라고 비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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