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홈플러스노조 부산본부
부산 연제구 소재 홈플러스 아시아드점이 계약만료를 이유로 기간제 캐셔 4명을 계약해지했다. 마트업계 최대 성수기인 추석 명절이 한 달도 남지 않은 상황에서 사실상 해고가 단행된 셈이다. 홈플러스 매각을 앞두고 해고가 손쉬운 비정규 노동자들이 구조조정의 첫 번째 희생양이 되고 있다.

홈플러스노조는 31일 홈플러스 아시아드점 앞에서 기자회견을 갖고 “해고된 비정규직을 복직시켜야 한다”고 촉구했다. 홈플러스 노사는 단체협약을 통해 16개월 이상 근무한 기간제 노동자를 무기계약직으로 전환해 고용을 보장하고 있다.

최근 계약해지 통보를 받은 기간제 캐셔들은 무기계약직 전환을 불과 나흘 앞두고 해고와 다름없는 계약해지 통보를 받았다. 회사측은 “과도하게 많은 인력이 투입되고 있어 비용절감 차원에서 근로계약이 만료된 직원들의 계약을 해지했다”고 주장했다.

노조의 설명은 다르다. 노조에 따르면 홈플러스 아시아드점은 부산 사직종합운동장과 인접해 있어 매장을 찾는 유동인구가 많은 반면 캐셔 인력이 부족해 항상 다른 부서 지원인력이 파견돼 업무를 도와야 할 만큼 일손 부족에 시달려 왔다. 게다가 최대 대목인 추석 명절을 앞두고 인력을 충원해도 모자랄 판에 기존 직원을 내보낼 이유가 없다는 것이 노조의 설명이다.

안현정 노조 부산본부장은 “회사는 매월 15일께 다음달 스케줄을 확정하고, 퇴사희망자가 있을 경우 퇴사 보름 전에 회사에 미리 알려 달라고 요구해 왔다”며 “스케줄 변동도 없고, 노동자 스스로 퇴사를 원하지 않은 상황에서 회사가 계약해지를 단행한 것은 홈플러스 역사상 처음 있는 일”이라고 비판했다. 저임금·장시간 노동으로 신규채용에 어려움을 겪는 회사가 기존 직원에게 계약만료를 이유로 해고를 통보한 것 자체가 매우 이례적이라는 것이다.

안 본부장은 “노조는 매각이 추진되는 예민한 시기에 발생한 비정규직 해고사태를 엄중하게 받아들이고 있다”며 “다른 매장에서 유사한 일이 재발하지 않도록 조합원들과 함께 강도 높은 해고 저지투쟁에 나설 계획”이라고 말했다.
저작권자 © 매일노동뉴스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