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사무금융노조
희망퇴직이라는 이름으로 대규모 인력 구조조정을 추진한 금융사들이 대주주들에게는 고액배당을 한 것으로 드러나 논란이 일고 있다. 노동자를 퇴출하는 기업의 고율배당을 제한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높아지고 있다.

새정치민주연합 을지로위원회와 양대 노총 금융노동자 공동투쟁본부는 19일 오전 국회 정론관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기업들이 한쪽에서는 노동자들을 희망퇴직으로 쫓아내고, 다른 한쪽에서는 천문학적인 고배당과 고연봉 잔치를 벌이고 있다"고 비판했다. 이들은 "많은 기업들이 경영이 어렵다며 노동자들을 퇴출시키고 있지만 정작 일부 금융사에서는 고율배당을 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고 밝혔다.

한국씨티그룹캐피탈은 2012년과 지난해 두 차례 희망퇴직을 실시해 전체 직원의 절반이 넘는 250여명을 내보냈다. 이 과정에서 신규영업을 축소하고, 지점도 87곳에서 10곳으로 대폭 줄였다. 그런데 올해 한국씨티은행은 지난해 씨티그룹캐피탈 당기순이익의 무려 1만9천640%에 해당하는 929억3천만원을 현금으로 배당받았다. 씨티은행은 씨티그룹캐피탈 지분 100%를 보유하고 있다. 수탈 수준으로 계열사 수익을 가져간 한국씨티은행도 미국 씨티그룹 본사에 지난해 순이익의 절반인 509억원을 배당했다. 씨티은행은 지난해 전체 직원의 15%인 650명을 희망퇴직시켰다.

지난해 200명을 희망퇴직으로 내보낸 스탠다드차타드은행은 646억원의 적자를 냈는데도 영국 본사에 1천500억원을 배당했다.

을지로위와 금융공투본은 "금융위원회는 고율배당 사업장에서 대규모 고용량 변동의 필요성이 있는지 꼼꼼히 살펴야 한다"고 요구했다. 이들은 "자구노력을 통해 구조조정을 하지 않고 고용량을 유지시킨 기업에 인센티브를 주는 등 고용변동 적격성 심사를 실시해야 한다"며 "그래야 자본의 먹튀도 방지하고, 노동자들의 일터도 지킬 수 있다"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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