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27일 국회 의원회관 세미나실에서 열린 티브로드 케이블방송 상장추진 의미와 유료방송 정상화 및 방송공익성 강화방안 토론회에서 최진봉 성공회대 교수가 발제하고 있다. 정기훈 기자
협력업체 수수료 후려치기와 노사상생협약 무시로 갈등을 겪고 있는 티브로드홀딩스가 상장 작업을 본격화하면서 우려 목소리가 커지고 있다. 티브로드가 기업공개(IPO)로 방송공공성 침해와 노동자 착취를 가속화할 수 있다는 것이다.

최진봉 성공회대 교수는 27일 오후 서울 여의도 국회 의원회관에서 열린 '티브로드 상장 추진의 의미와 유료방송 정상화·공익성 강화 방안' 토론회에서 이같이 주장했다. 이 토론회는 언론개혁연대와 공노총, 희망연대노조 케이블방송비정규직티브로드지부가 주최했다.

미래창조과학부는 지난달 30일 티브로드가 제출한 4개 지역유선방송사(SO) 합병 심사건을 승인했다. 티브로드는 티브로드한빛방송·큐릭스홀딩스·티브로드강북방송·티브로드서해방송 등 티브로드 계열사 간 합병으로 상장가를 높인 뒤 상장으로 자금을 확보해 성장동력을 확보한다는 구상이다. 9월까지 합병작업을 거쳐 내년에 기업공개를 추진할 것으로 알려졌다.

최 교수는 "티브로드가 상장을 앞두고 당기순이익을 올리고자 2009년부터 2013년까지 협력업체의 수리단가를 기존 대비 40~60% 낮추고 상생지원금을 각종 단가에 편입시켜 수수료를 인상한 것처럼 보이는 편법을 사용해 왔다"고 주장했다. 최 교수는 "원·하청 간 공정한 업무관계, 노사상생 방안 수립 같은 조치 없이는 티브로드의 기업 상장은 노동자 착취와 방송공공성 침해 원인이 될 것"이라고 우려했다.

김승호 지부 사무국장은 "합병과 상장을 앞두고 티브로드 원하청은 최근 교섭에서 노조의 임금인상 요구를 거부하고 2013년 맺은 노사상생협약마저 무시하고 있다"며 "원·하청, 노조 간 노사상생 협의기구를 구성해 협력업체 노동자 처우를 보장해야 지역방송의 공공성 또한 보장될 것"이라고 설명했다.

김동원 언론개혁연대 정책위원은 "지난 4월 미국 법무부가 미국 1·2위 케이블TV 사업자인 컴캐스트와 타임워너케이블의 합병을 반대한 이유는 독과점 문제 외에도 도급 남용이 문제됐기 때문"이라며 "지역마다 도급업체가 난무하고 결국 방송서비스 질이 악화됐다는 여론이 반영됐다"고 지적했다. 김 정책위원은 "케이블방송 사업자의 노사관계 악화는 지역 가입자의 시청권 보장과도 연관된 만큼 정부와 정치권도 관심을 가져야 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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