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정기훈 기자>

아들은 엄마의 고장 난 스마트폰이 걱정이었다. 이리저리 손봐 고쳤다. 자전거 달려 서울지방고용노동청 앞을 찾아 엄마 손에 건넸다. 레이테크코리아 노동자 나미자씨는 노동청 앞자리에서 철야농성 중이다. 14일로 보름째다. 불법사찰과 채증 등 회사 부당노동행위를 처벌해 줄 것을 정부에 촉구하고 있다. 노조 시작하고 나서부터였으니, 스마트폰을 쓴 지가 꼭 2년이다. 그간 여성탈의실 CCTV 설치부터 작업장 밖 복도 점심식사까지 별일을 다 겪었다. 액정 유리엔 금이 갔고, 툭 하면 말썽이었다. 믿고 맡길 아들이 있어 든든했다. 농성장 지키던 엄마는 아들 밥이 걱정이었다. 농성장 구석구석을 뒤져 흰 우유 하나 손에 쥐여 줬다. 한 솥 끓여 둔 국은 비닐에 담아 건넸다. 파이팅 한 번 하라고, 최종진 민주노총 수석부위원장이 발길 돌리던 아들을 등 떠밀었다. 엄마 힘내요 소리에 나미자씨가 환하게 웃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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