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저임금위원회가 6일부터 사흘간 잇따라 전원회의를 열고 내년에 적용할 최저임금 수준을 논의한다. 노·사·공익위원들 간 합의 도출이 어려워진 가운데 공익위원들이 인상률 7.5% 내외(시급 6천원) 정도의 중재안을 내놓을 가능성이 높은 것으로 전해졌다.

노동계와 경영계는 지난 3일 열린 제9차 전원회의에서 처음으로 최저임금 수준에 대한 수정안을 제시했다. 노동계는 최초 요구안이었던 시급 1만원에서 1천600원 인하한 8천400원을, 경영계는 동결(5천580원)에서 30원 인상한 5천610원을 제시했다. 노사가 제시한 수정안은 올해 최저임금보다 각각 50.5%와 0.5% 오른 금액이다.

노동계는 중소기업중앙회가 제시한 올해 상반기 제조업 시중노임단가(시급 8천19원)에다 한국노동연구원이 예측한 올해 임금상승률 4.5%를 반영해 수정안을 제시했다. 경영계는 한국개발연구원(KDI)이 예측한 상반기 물가상승률 0.5%를 고려했다.

노사가 마라톤 협상을 하더라도 합의에 이를 가능성은 거의 없다고 봐야 한다. 2013년과 지난해 협상과정을 보면 노동계는 19.1%·15.0% 인상안을, 경영계는 1.0%·2.1% 인상안을 최종안으로 제시했다. 최저임금위는 공익위원 중재안을 표결한 끝에 7.2%·7.1% 인상안을 각각 채택했다.

올해도 크게 다르지 않을 것으로 예상된다. 노동계는 시급 1만원 달성을 위해 향후 5년 동안 최저임금을 단계적으로 높여야 한다고 주장하고 있다. 5년 뒤 시급 1만원이 되려면 매년 평균 884원이 인상돼야 한다. 그러려면 내년 최저임금이 최소한 6천464원을 웃돌아야 한다. 최소한 올해보다 15.8% 이상은 올려야 한다는 얘기다.

반면 경영계는 많아 봤자 2% 이상을 제시하지는 않을 것으로 보인다. 올해 3월 내수진작을 통한 경제성장을 위해 “급격한 최저임금 인상이 불가피하다”고 주장했던 최경환 경제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은 최근 한발 빼는 모양새다. 최 부총리는 지난달 하반기 경제정책운용방향을 발표하면서 “최저임금을 갑자기 너무 많이 올리면 전체 고용총량을 감소시키는 문제가 있다”며 “고용총량을 줄이지 않는 범위에서 가급적 많이 올리겠다”고 말했다. 2013년과 지난해처럼 7% 조금 넘는 인상률을 고려하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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