보건의료노조가 특정 간호사를 비위사실 제보자로 지목해 집단 괴롭힘을 가한 의혹을 받는 인천성모병원을 '노동존중 병원 만들기' 우선해결 사업장으로 정하고 본격적인 활동에 돌입했다.

노조는 2일 오전 인천 중구 천주교 인천교구 앞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인천교구가 운영하는 국제성모병원과 인천성모병원은 수익추구에 매몰돼 돈벌이 경영의 온상이 됐다”며 “노조는 환자와 직원을 존중하지 않는 국제성모병원과 인천성모병원을 바로잡기 위한 투쟁에 나서겠다”고 밝혔다. 사건은 올해 3월 무상의료운동본부가 국제성모병원의 진료비 부당청구 문제를 비판하면서 일어났다. 지난해 3월부터 10월까지 환자 유치의 날을 정해 4차례에 걸쳐 직원들의 친·인척, 지인을 환자로 허위 유치했다는 폭로였다. 병원은 노조 인천성모병원지부 간부인 A씨를 정보제공자로 지목하고 이를 추궁했다.

4월에는 병원 관계자들이 A씨를 찾아가 수차례 폭언을 했다. A씨는 적응장애 진단을 받고 병원에 입원한 뒤 현재 통원치료를 받고 있다. 현재 병가를 낸 상태다. 하지만 병원은 5월14일부터 무단결근으로 처리하고 있다. 국가인권위원회는 A씨로부터 인권침해 진정을 접수해 조사 중이다.

노조는 지난 1일 열린 임시대의원대회에서 인천성모병원·국립중앙의료원 등을 ‘환자존중·직원존중·노동존중 병원 만들기’ 우선해결 사업장으로 선정하고 집중투쟁을 결의했다. 이에 따라 9일 인권문화제를 진행하고, 28일을 노조 집중투쟁의 날로 정해 집회를 연다.

노조는 “인천교구가 운영하는 두 병원에서 천주교 정신이 구현돼 환자와 직원을 존중하는 병원으로 거듭날 수 있도록 투쟁하겠다”고 밝혔다. 박민숙 노조 부위원장은 “국제성모병원의 허위 환자유치를 제보한 사람이 A씨가 아니라는 사실이 이미 밝혀졌는데도 병원측이 A씨를 제보자로 몰아 괴롭혔다”며 “A씨는 병원측의 집단 괴롭힘으로 인해 정신적 고통을 호소하고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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