승소. 10년 만의 일이었으니 사람들은 즐겁다. 여러 날을 함께한 법률 대리인의 선창에 뒤따른 만세 삼창이 거기 탁 트인 하늘 아래에서 어색할 리 없었다. 그 표정 전하려는 카메라가 몰려 잠시 그곳이 복잡했다지만 이상할 것 없었다. 애써 가로막던 손들이 다만 낯설었다. 정문 향하던 길 내내 따라붙어 대우가 특별했다. 노동조합 조끼를 끝내 문제 삼았다. 원래 그렇다는 법원 직원의 대답이 단호했다. 대법원은 “타인에게 근로를 제공하고 그 대가로 임금 등을 받아 생활하는 사람은 노동조합 및 노동관계조정법상 근로자”라고 판결했다. 오랜 상식을 확인하느라 먼 길 걸었다. 몰상식이 일상이니 갈 길이 또 멀다. 이제 시작이라고 노조 조끼 챙겨 입은 이주노동자가 또박또박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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