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조탄압과 사내 따돌림으로 괴로워하다 스스로 목숨을 끊은 고 양우권 전 금속노조 포스코사내하청지회 EG테크분회장의 장례투쟁에 동참했던 노동자들이 무더기로 해고될 위기에 처했다.

22일 금속노조에 따르면 포스코 광양제철소 사내하청업체 중 한 곳인 성광기업은 지난 19~20일 인사위원회를 열어 포스코사내하청지회 조합원 33명 중 28명을 해고하고 2명에게는 정직 3개월 징계를 내렸다. 성광기업은 구속 상태인 양동운 지회장에 대해서는 징계를 유보했다. 나머지 조합원 2명은 인사위에 불출석해 징계가 이뤄지지 못했다.

성광기업은 “징계 대상자들은 노동조합 파업을 이유로 5월10일부터 6월15일까지 무단결근을 했다”며 “회사가 수차례에 걸쳐 업무에 복귀하라고 명령했으나 대상자들이 이를 이행하지 않았고, 회사 근로조건과 관계없는 타사(EG테크) 조합원 사망문제를 가지고 타사에서 단체행동을 통해 손해를 입히는 등의 행위를 했다”고 징계사유를 밝혔다.

성광기업은 지회 조합원들이 서울 강남구 EG그룹 앞에서 37일에 걸쳐 상경투쟁을 한 것을 무단결근으로 보고 중징계를 결정했다. 성광기업은 단체협약과 취업규칙에 7일 이상 무단결근시 해고할 수 있다는 조항을 두고 있다.

포스코 광양제철소에는 EG테크와 성광기업·덕산 등 3개 사업장에 민주노총 소속 노조가 설립돼 있다. 황태환 지회 사무장은 “개별 하청업체가 이렇게 강도 높은 징계를 단행하는 것은 유례가 없는 일”이라며 “포스코가 무노조 경영방침을 관철하기 위해 지금까지 남아 있는 노조를 모조리 없애 버리기로 작정한 것 같다”고 말했다.

'고 양우권 분회장 포스코·EG테크 인권유린 범시민대책위원회'는 “포스코와 사내하청업체들이 더 이상 사회적 파장과 희생을 원치 않는다면 조합원들이 자위적 방어권으로 파업권을 결단한 것을 존중해야 한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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