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B국민은행 노사가 임금피크제 대상자의 직무 범위를 둘러싼 갈등을 일단락 지었다.

17일 금융노조 KB국민은행지부(위원장 성낙조)에 따르면 이날 오전 윤종규 KB금융지주 회장 겸 국민은행장은 성낙조 위원장과 손경욱 수석부위원장을 만난 자리에서 임금피크제 관련 노사 합의사항을 준수하겠다는 입장을 밝혔다. 이에 따라 지부는 지난 15일 오후부터 시작한 행장실 앞 농성을 정리했다.

지부 관계자는 "윤종규 회장이 임금피크제 대상 직원에 대한 모출납 직무 부여 방침을 백지화하기로 했다"며 "논란이 된 사안들을 포함해 노사가 은행 발전과 상생을 위한 방안을 지속적으로 논의해 가자고 말했다"고 전했다.

노사가 지난달 합의한 임금피크제 개선안에 따르면 임금피크제 적용 시점에 희망퇴직을 하거나 마케팅 직무 또는 일반직무를 선택할 수 있게 했다. 이 중 일반직무를 선택한 직원들에게는 △일반직무 마케팅 △내부통제 △상담 △기업금융 등 4개 직무를 부여하고, 단서조항을 달아 차상위자 승인에 의해 별도 직무를 부여할 수 있도록 했다. 그런데 은행이 별도 직무 범위에 주로 신입행원들이 맡고 있는 모출납 업무를 포함시키면서 갈등이 불거졌다. 지부는 "임금피크제 직원들에게 모출납 업무를 하라는 건 나가라는 소리나 마찬가지"라며 농성을 벌였다.

한편 KB국민은행 관계자는 "모출납 업무를 전면 백지화한 것은 아니다"며 "L0(무기계약직)나 L1(계장·대리) 직급으로 임금피크제 대상이 된 직원들은 상급자의 판단에 따라 해당 업무를 할 수도 있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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