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동조합하던 이가 목을 맸다. 상여꾼 자청한 노조 사람들이 저마다 한 짐 메고 서울 낯선 데를 찾아갔다. 상복 차림으로 거기 말끔한 건물 앞을 지켜 섰다. 두건 위로는 까만색 머리띠를 질끈 맸다. 등에는 영정을 멨다. 기자회견 하느라 섰는데 눈이 자주 매웠다. 벌게진 눈을 슬쩍 훔치니 물기 묻어나 굳은살 배긴 손이 반질거렸다. 선소리 매기던 이는 자꾸 목이 멨다. 열사정신 계승이라고 사람들이 뒷소리를 받았다. 상엿소리 그칠 줄을 모르니 장지는 멀었다. 책임지는 사람 없어 탈상이 또 멀었다. 노동조합하는 일이 첩첩상중이다.

저작권자 © 매일노동뉴스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