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이호동 민주노총 해고자복직투쟁특별위원회 위원장

지난달 27일 오전 7시30분 오토바이 생산업체인 대림자동차 창원공장에 출근하는 12명의 노동자들에게 꽃과 박수가 쏟아졌다.

이경수 대림자동차해고자복직투쟁위원회 위원장 등 12명의 해고자들이 2009년 11월30일 정리해고된 지 5년3개월 만에 복직하는 순간이었다.

이경수 위원장은 “현장으로 돌아오기 위해 투쟁하는 과정에서 지원해 준 민주노총과 금속노조 조합원들에게 감사드린다. 현장에 복직해서 더욱 열심히 일하고 투쟁하겠다”는 소감을 밝혔다.

대림자동차는 2009년 11월 경영상 이유로 665명의 직원 중 193명을 희망퇴직시키고 47명을 정리해고했다. 47명 전원이 전현직 노조간부거나 조합원이었다.

해고자들은 2010년 3월1일부터 19일간 부당해고 철회를 외치며 창원공장 본관 옥상에서 농성투쟁을 전개했다. 농성 18일 만에 교섭이 개최됐고 19명의 복직이 합의됐다. 1명은 지방노동위원회에서 부당해고 판정을 받았다. 또 정리해고자 가운데 12명은 회사가 해고회피노력을 하지 않았고 선정 과정이 불공정했다며 2010년 3월 해고무효소송을 제기했다.

정리해고 과정에서 창조컨설팅이 개입해 ‘노조파괴 해고’를 했다는 지적이 나왔고, 해고자들은 6년여에 이르는 기다림과 복직투쟁의 시간을 보내야 했다. 억울한 부당해고에 맞서 천막농성과 노숙농성, 본관농성, 출근투쟁, 각종 집회 등 해 보지 않은 투쟁이 없을 정도였다.

필자는 2014년 추석연휴에 대림자동차 본사가 있는 서울 광화문에서 농성을 전개하던 해고자들을 만난 적이 있다. 명절 연휴에 자신들이 해고된 본사 후문에서 농성을 이어 가는 해고자들과 이들을 격려하는 또 다른 해고자들의 만남은 자장면·짬뽕국물·낮술을 곁들인 환담으로 이어졌다.

대림자동차노조의 역사와 해고의 고통을 담담하게 털어놓던 해고자들에게 기약 없는 복직의 길을 이야기하며 서로를 격려했던 기억이 새롭다.

신산한 해고자의 삶을 버텨 내며 원직복직 투쟁을 하던 이들에게 지난해 크리스마스 이브에 희소식이 날아들었다. 대법원이 2014년 12월24일 원고 승소로 판결한 원심을 확정한 것이다.

재판부는 "정리해고가 비록 회사에게 긴박한 경영상의 필요가 있고 회사가 해고를 회피하기 위한 노력 및 성실한 협의를 했더라도 해고대상자의 선정기준이 합리적이거나 공정하다고 볼수 없다"며 "원고들에 대한 정리해고는 무효이고 같은 취지로 판단한 원심 판결은 정당하다"고 판시했다.

해가 바뀌어도 투쟁의 나날은 변함없이 이어졌고 결국 2월27일 꿈에도 그리던 공장으로 돌아가게 된 것이다. 12명의 복직자들이 폭죽과 박수·환호를 받으며 들어가는 현장에는 민주노조의 빈자리를 메꾼 2개의 노동조합이 이미 존재한다.

이경수 위원장은 “복직의 기쁨도 크지만 마음이 무겁습니다. 이런 현장을 보려고 긴 시간을 버티며 싸웠나 하는 생각도 듭니다. 하지만 민주노조 복구를 위해 다시 시작해야지요”라며 원직복직 이후 과제가 민주노조 복구임을 분명히 했다.

아울러 6년여의 시간을 견디는 데 큰 힘이 됐던 연대단위들에 대한 감사 인사도 잊지 않았다. 연대의 힘이 해고자들의 기약 없는 복직투쟁 과정에서 든든한 울타리였음을 강조한 것이다.

원직복직의 원칙을 견지하며 고통스러운 해고자의 삶을 이겨 내고 현장으로 복귀한 대림자동차 노동자들의 멋진 민주노조 활동을 기대한다. 아울러 해고자 전원복직에 따른 대림자동차해고자복직투쟁위원회 해체를 진심으로 축하한다.



민주노총 해고자복직투쟁특별위원회 위원장 (hdlee2001@empa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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