휴대전화 주말 개통 허용으로 통신사 노동자들의 장시간 노동 문제가 다시 도마에 오르고 있다. 휴대전화 주말 개통은 미래창조과학부·방송통신위원회와 통신 3사의 최근 합의에 따라 이달 1일부터 시행되고 있다.

SK브로드밴드노조·정보통신노조 민주유플러스지부·KT새노조 등 양대 노총 통신사 노조는 3일 오전 정부과천청사 앞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통신사들의 이윤 확대만 고려한 주말 개통을 즉각 철회하라"고 촉구했다.

이들에 따르면 토·일요일 휴대전화 개통으로 인해 전산업무를 담당하는 통신사 노동자들이 주말에도 근무를 해야 한다. 이로써 통신사 노동자들은 주 5일제를 시행한 지 3년7개월 만에 다시 주말근무를 할 처지에 놓였다. 통신사들은 2011년 7월에서야 주 5일제를 도입하면서 주말 개통을 중단했다.

노동계는 주말개통을 추진한 정부의 의도에 의구심을 나타내고 있다. 통신사 노조 관계자는 "주말 근무를 하지 않은 지 4년 가까이 되면서 지금은 소비자들도 불편을 호소하지 않고 있다"며 "주말개통을 한다고 할지라도 가입자 증가가 크게 기대되는 상황은 아닌데도 정부가 이를 추진했다"고 말했다. 노동계에 따르면 통신 3사 중 일부 기업은 주말개통 반대 입장을 정부에 개진하기도 했다.

이날 기자회견에 참석한 조재길 KT새노조 위원장은 "주말 영업활동이 과열되면 대리점과 통신사에서 일하는 노동자들은 혹사당하고 통신사들만 이윤을 챙겨 가게 된다"며 "노동자를 전혀 고려하지 않는 정부 정책은 즉각 백지화해야 한다"고 말했다.

양대 노총 통신사 노조들은 이날 기자회견을 계기로 주말 개통 철회를 위한 활동을 본격화할 계획이다. 윤세홍 SK브로드밴드노조 위원장은 "통신사들의 과당경쟁을 중단시키고 요금 인하·서비스 질 향상 등 통신공공성을 확대하는 운동을 양대 노총이 함께해 나갈 것"이라고 말했다.

휴대전화 주말 개통이 정착돼 가던 주 5일제를 후퇴시킬 수 있다는 지적도 나왔다. 김애란 공공운수노조 사무처장은 "통신사 노동자들의 '월화수목금금금' 노동이 다시 시작됐다"며 "주 5일제 후퇴가 다른 산업에도 영향을 미칠까 우려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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