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26일 서울 우면동 한국교총 컨벤션홀에서 열린 한국노총 정기대의원대회에서 김동만 위원장이 대회사를 하고 있다. 정기훈 기자
 

한국노총이 노동시장 구조개악이 추진되면 5월 총파업에 나서겠다고 결의했다. 3~4월에 시기집중 투쟁을 벌이고 4월 말에 총파업 찬반투표를 한다.

한국노총은 26일 오후 서울 서초구 한국교총 컨벤션홀에서 정기대의원대회를 열고 이러한 내용을 담은 올해 사업계획과 예산안을 심의·의결했다.

김동만 위원장은 “자본과 정권의 반노동 공세에 맞서 한국노총은 1천800만 노동자를 대표해 노사정 협상에 임하고 있다”며 “정부와 사용자가 노동자의 일방적 희생을 강요하고 노동권을 후퇴시키는 개악을 추진한다면 총파업을 통해 기필코 저지하겠다”고 말했다.

◇현장투쟁으로 협상력 강화=한국노총은 올해 운동방향을 ‘대정부 협상력 강화와 현장에 기초한 투쟁’으로 정했다. 노사정 대화를 노동의제 공론화 장으로 활용하는 한편 현장투쟁에 기초해 협상력을 강화하겠다는 구상이다.

투쟁목표로는 △비정규직 종합대책 분쇄 △실노동시간 단축과 통상임금 정상화 입법 쟁취 △공적연금 강화와 공무원연금 개악 저지 △2차 공공기관 가짜 정상화 저지 △사회안전망 및 공정세법 쟁취를 내세웠다.

김 위원장은 다음달부터 4월 초까지 전국을 순회하면서 노동시장 구조개선 노사정 협상 과정과 내용을 산하 조직에 설명한다. 한국노총의 의도와 다르게 구조개악이 추진될 경우 투쟁에 나서 달라고 호소할 계획이다.

한국노총은 이를 위해 다음달 초 중앙투쟁상황실을 구성한다. 투쟁상황실은 3~4월 시기집중 투쟁과 5월 총파업을 이끈다. 김 위원장은 “양대 노총 제조부문 산별연맹·노조들이 공동투쟁을 결의했고 공공·금융부문 노동자 역시 굳센 각오로 올해 대투쟁을 예고하고 있다”며 “공적연금 사수에 나선 공무원과 교직원·의료노동자들도 투쟁 대열에 함께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소득주도형 경제성장 원년으로= 한국노총은 박근혜 정부의 경제·국정운영 기조 전환을 촉구하면서 소득주도형 경제성장을 사회 이슈화하는 활동을 펼친다.

한국노총은 “경기침체가 장기화하고 수출주도 성장전략이 무용지물이 된 오늘, 내수·투자·고용이 선순환하는 구조를 만들기 위해 노동에 대한 정당한 대가 지급이 필요하다”며 “올해를 소득주도 경제성장전략 요구 전면화의 원년으로 삼겠다”고 밝혔다.

한국노총은 △비정규직 축소와 차별 해소 △최저임금 인상 △원·하청 불공정거래 근절 같은 경제민주화 정책 △공정과세 실현을 요구할 방침이다.

한국노총 대의원들은 “임금·고용·복지·증세·경제성장 등 모든 분야에서 희망이 사라지고 있지만 현 정권은 누구 하나 책임지지 않고 오로지 노동자·국민 탓만 하고 있다”며 “폭주하는 박근혜 정권의 일방적 국정운영과 반노동자 정책에 맞서 단결·연대를 통한 싸움을 펼치겠다”고 결의했다.

한편 한국노총은 이날 대회에서 한국노총 위원장의 정계 진출과 공직 겸직을 금지하는 규약개정안을 통과시켰다. 앞으로 위원장을 제외한 한국노총 임원이 정계에 진출할 때에는 중앙위원회의 추천 혹은 승인을 얻어야 한다.
 

김무성 “노동유연화 하려면 차별 없애야” … 문재인 “국민 지갑 두둑해야 개혁”

정치권·정부 관계자 한국노총 대의원대회 대거 참석




한국노총이 26일 오후 개최한 정기대의원대회에 김무성 새누리당 대표와 문재인 새정치민주연합 대표를 비롯한 10여명의 여야 의원과 이기권 고용노동부 장관·김대환 경제사회발전노사정위원회 위원장 등 정부 관계자들이 대거 참석했다. 이들은 노동시장 구조개선에 관한 각자의 입장을 밝히면서 한국노총의 역할을 주문했다.

김무성 대표는 “저임금·비정규 노동자의 처우를 개선하고 불합리한 차별을 없애는 노동시장의 새로운 관행을 만들기 위해 함께 노력하자”고 말했다. 김 대표는 “기업도 노동시장 유연화를 원하면 불합리한 차별을 해서는 안 된다”고 덧붙였다.

그는 이어 “근로자의 권익과 기업의 이익이라는 노사 양측의 입장이 동시에 존중돼야 한다”며 “공동운명체라는 의식을 갖고 사회적 대타협에 나서 달라”고 주문했다.

문재인 대표는 “국민의 지갑을 두둑하게 하는 것이야말로 최고의 개혁”이라고 강조했다. 문 대표는 “노동시장 개혁은 필요하지만 고용불안을 가중시키고 근로조건은 떨어뜨리고 비정규직을 늘리는 것은 개혁이 아니다”며 “저임금 노동자 처우를 개선하고 비정규직 차별을 없애고 취업난과 고용불안 없이 모두가 질 좋은 일자리에서 일하도록 하는 것이 진정한 개혁”이라고 말했다.

이기권 장관은 “국민은 일자리를 늘리고 격차를 해소하며 일한 만큼 보상받기를 간절히 원한다”며 “노사정이 새로운 노동시장 규칙을 만들기 위해 노력하고 있는 만큼 한국노총이 새싹을 틔우는 데 앞장서 달라”고 요청했다.

김대환 위원장은 “한국노총이 노사정위 모든 회의체에서 주도적인 대화를 이끌어 가고 있다”며 “노동시장 구조개선은 노동자와 한국 사회 미래를 위한 것인 만큼 두려워 말고 함께해 달라”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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