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대가 비용절감을 이유로 2년 미만 비정규직 셔틀버스 두 명을 해고한 뒤 고령 비정규직을 채용해 논란이 되고 있다.

16일 공공비정규직노조 서울경기지부(지부장 정진희)에 따르면 서울대는 학교 셔틀버스 기사 석아무개(46)씨 등 2명을 지난달 31일자로 해고했다.

서울대는 학생복지 차원에서 지하철 신림역·서울대입구역과 학내를 운행하는 셔틀버스를 운영 중이다. 기사 21명이 셔틀버스를 운전한다. 서울대는 기사들과 3.5개월 단위로 계약을 하다 몇 년 전부터 11개월 단위로 계약을 맺고 있다.

비정규직 기사들은 지난해 8월 노조를 결성한 후 서울대에 고용안정을 요구했다. 같은해 11월 서울대는 노조에 보낸 공문에서 "차량감축 등 경영상 이유가 없는 한 본인의 의사에 반해 고용안정을 해칠 의향이 없다"고 답변했다. 그런데 서울대는 올해 초 석씨 등 2명에게 1월31일자로 계약기간이 종료됐다고 통보했다.

서울대와 지부에 따르면 지난달 31일자로 계약기간이 만료된 기사는 10명이다. 이 중 서울대는 2년 이상 근무한 8명과는 재계약했다. 지부는 "셔틀버스 운전이 상시·지속적 업무인데도 공공기관인 서울대가 무기계약직 전환을 회피하고 있다"고 반발했다.

정진희 지부장은 "서울대가 비정규직 기사를 11개월 단위로 계약하면서 무기계약직 전환을 회피하더니 노조가 만들어지자 노조간부인 석씨를 해고했다"며 "상시·지속적 업무를 무기계약직으로 전환하도록 한 정부의 공공부문 비정규직 개선대책을 외면하고 있다"고 비판했다.

게다가 울대는 최근 석씨 등 해고자 2명의 빈자리를 고령 비정규직으로 메웠다. 서울대 관계자는 "학교가 고용안정을 약속한 대상은 2년 이상 근무자였다"며 "재정 여건상 기사 모두를 정규직화하는 것은 부담스러운 면이 있다"고 말했다. 이 관계자는 "(석씨와 같은) 젊은이에게 종신고용을 보장하기는 어렵다"며 "새로 고용한 2명은 고령자라서 무기계약에 대한 부담이 적은 상태"라고 말했다.

석씨는 <매일노동뉴스>와의 인터뷰에서 "가장으로서 책임을 다하기 위해 서울대를 선택했고 대한민국 최고의 대학에서 일한다는 자부심을 갖고 정규직 전환을 꿈꿔 왔다"며 "가족을 지키겠다는 일념으로 서울대를 상대로 복직싸움을 시작하겠다"고 말했다. 석씨는 부인 없이 자녀 2명과 부모님을 모시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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