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K브로드밴드가 국책사업을 수행하며 획득한 고객 개인정보를 무단 수집해 보관한 것으로 드러났다.

참여연대와 희망연대노조 SK브로드밴드비정규직지부·새정치민주연합 을지로위원회는 10일 오후 국회 정론관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SK브로드밴드 서울강북센터가 보관하고 있던 '디지털 컨버터 설치 및 안테나 개보수 작업 확인서'를 공개했다. 아날로그TV를 디지털TV로 전환하는 컨버터와 안테나를 설치하는 사업이다. SK브로드밴드는 정부 발주를 받아 2012년 전국 22만5천여 가구를 대상으로 개보수 작업을 진행했다. 확인서는 개보수 작업내역서를 말하는데, 신청자 이름과 휴대전화 번호가 적혀 있다.

참여연대는 "개인정보를 최근까지 보관했다면 해당 정보를 불법 영업에 활용했을 가능성이 크다"며 "국책사업인 민큼 불법행위가 전국적으로 원청의 암묵적 동의하에 벌어졌다고 볼 수밖에 없다"고 비판했다.

참여연대는 이어 "비정규직을 외면하고 국민까지 속인 SK는 사과해야 한다"며 "방송통신위원회와 미래창조과학부가 진상조사에 나서야 한다"고 촉구했다.

국회 정무위원회 야당 간사인 김기식 새정치민주연합 의원은 "지난해 카드회사의 대규모 고객정보 유출이 사회적 충격을 줬는데 사실 더욱 광범위하게 민감한 개인정보를 수집한 곳은 통신사"라며 "그동안 산업특수성을 감안해 유보해 왔던 통신사 고객정보 규제 논의와 관련법 정비를 본격화할 것"이라고 말했다. 김 의원은 "새정치민주연합 을지로위원회의 중재에도 SK가 비정규직 문제 해결 약속을 어기고 이런 기자회견까지 열게 돼 매우 유감스럽다"며 "상임위원회 차원에서 적극 대응할 것"이라고 말했다.

이와 관련해 SK브로드밴드 홍보팀 관계자는 "본사가 독립적 법인인 협력업체들이 관리하는 자료를 일일이 검사할 수는 없다"며 "불법적으로 활용했다는 주장도 어불성설"이라고 해명했다.

한편 구본무 LG그룹 회장의 칠순인 이날 진짜사장나와라운동본부와 SK브로드밴드·LG유플러스 비정규 노동자들은 서울 한남동 구 회장 자택 앞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설날 전까지 문제가 해결되게끔 구 회장이 나서 달라"고 요구했다. SK브로드밴드·LG유플러스 비정규 노동자 4명은 이날부터 고공농성이 진행되고 있는 서울중앙우체국 광고탑 앞에서 무기한 단식농성에 돌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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