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체국시설관리단이 노조간부 3명을 대기발령한 뒤 이들을 의자와 책상만 있는 빈 공간에 각각 배치해 논란이 일고 있다. 2000년 설립된 우체국시설관리단은 전국 지방우정청·우체국과 우편집중국 등 우정사업 기반시설물을 관리·운영하는 조직이다. 미래창조과학부 우정사업본부 산하 기타공공기관이다. 지난달 17일 이곳에서 일하는 무기계약직 미화·경비·기술 노동자들이 노조를 설립했다.

25일 공공운수노조 전국우편지부 우체국시설관리단지회에 따르면 우체국시설관리단은 노조설립 직후부터 부당노동행위 의혹에 휩싸였다. 우체국시설관리단은 본사 직원과 지역별 현장 관리자들을 동원해 직원들에게 노조가입을 하지 말라고 종용한 것으로 전해졌다.

특히 노조간부에 대한 우체국시설관리단의 인사조치는 인권침해 논란까지 불러일으켰다. 우체국시설관리단은 노조간부 3명이 근무시간에 네이버 밴드에 게시글을 올렸다는 이유로 인사대기 조치를 내렸다. 커뮤니티 사이트를 감시하고 있었던 셈이다.

노조간부 3명은 노조설립 이틀 뒤인 지난달 19일부터 서울 광진구에 위치한 본사로 출근하고 있다. 이들은 의자와 책상만 놓여 있는 빈방 세 곳으로 배치돼 하루 8시간을 보내는 실정이다.

노조는 성명을 내고 "우체국시설관리단의 행위는 부당노동행위이자 중대한 인권침해"라며 "노조활동 방해와 노동권·인권침해 행위를 중단하지 않으면 우정사업본부에 책임을 묻겠다"고 경고했다.

노조는 26일 정오 서울 광진구 우체국시설관리단 본사 앞에서 기자회견을 갖고 노조탄압 실태를 고발할 예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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