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윤성희 기자

19일 정오 서울 강남구 역삼역 앞, 심리치유기업 마인드프리즘 직원들은 점심식사 대신 '상처를 드러내야 치유된다'는 피켓을 들었다. 마인드프리즘은 경영악화를 이유로 기업·단체 심리프로그램 '홀가분워크숍' 운영·진행 담당 계약직 2명에게 각각 이달 16일과 31일자로 계약만료를 통보했다.

보건의료노조 마인드프리즘지부(지부장 박세영)와 심리치유센터 '와락'의 치유활동가이자 계약종료 대상자인 김미성(45)씨는 지난 16일부터 이에 항의하며 출근·점심 선전전을 벌이고 있다. 지난 16일로 해고자가 된 김씨는 이날 피켓시위에 나선 동료들을 껴안는 등 연신 밝은 모습을 보였다. 오전에는 사무실에 출근도 했다. 계속 일하고 싶다는 의지의 표명이었다. 그는 "마음이 복잡했지만 사무실 앞에서 나를 기다리고 맞아 준 동료들을 보고 용기를 얻었다"고 말했다.

마인드프리즘은 지난해 11월 경영진이 교체된 이후로 내홍을 겪고 있다. 지부에 따르면 경영진은 취임 직후 사전논의 없이 부서를 개편하고 기존 팀장들을 보직해임했다. 같은해 12월에는 구성원과의 소통을 요구한 직원들에게 서면 경고장을 보내기도 했다. 박세영 지부장은 "새 경영진은 내부 회의 결과조차 구성원들과 공유하지 않는 한편 '노조가 자꾸 이러면 폐업을 하겠다'는 말까지 흘리고 있다"고 주장했다.

회사는 김씨 등의 복직과 관련한 대화는 거부했다. 다만 22일 노조와의 단체교섭에는 나서겠다는 입장이다. 지부는 단협에서 해고된 계약직들의 복직·정규직화, 노·사·시민사회가 함께하는 '마인드프리즘 발전위원회' 구성을 제안할 계획이다. 박 지부장은 "소통을 통해 문제를 풀고 '사람에게는 마음이 있다'는 기업의 지향과 가치, 이에 따른 사회적 책임에 응답하라는 것"이라고 말했다.

한편 회사 고위 관계자는 "노조의 면담 요구를 거부한 적은 없다"며 "22일 노사가 대화를 하는데 발전위원회 구성에 대해서는 공식 제안받은 적이 없어 답변할 게 없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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