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여성노조·민주노총 인천본부와 연세대 학생들이 19일 오전 서울 신촌 연세대 정문 앞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학교측에 국제캠퍼스 청소·경비노동자 고용승계 대책 마련을 촉구했다. 제정남 기자
연세대 송도 국제캠퍼스 기숙사 청소·경비노동자들이 용역업체 재입찰 과정에서 해고돼 논란이 일고 있는 가운데 연세대 학생들이 대책위원회를 꾸리고 노동자들과 공동대응에 나서 주목된다.

여성노조·민주노총 인천본부와 연세대 비정규직 노동문제 해결을 위한 공동대책위원회는 19일 오전 서울 신촌 연세대 정문 앞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청소·경비노동자 고용승계와 처우개선을 위해 대학본부가 직접 나서 달라"고 촉구했다.

이들이 연세대에 사태 해결을 촉구하는 이유는 대량해고의 원인이 연세대가 시행하고 있는 최저입찰제에 있기 때문이다. 이날 기자회견에 참가한 이슬아 연세대 부총학생회장은 "대학은 청소·경비노동자 전원이 고용승계되면 학생들의 등록금이 올라갈 수밖에 없다고 말하고 있다"며 "노동자들의 생존권은 외면한 채 1년에 800만원씩 내는 학생들에게 경제논리만 들이대고 있다"고 비판했다.

지난해 국제캠퍼스에서 기숙사 생활을 했던 경제학과 양동민씨는 "청소·경비 노동자들이 대거 해고되면서 청소노동자들의 업무량이 크게 늘어났고, 경비 근무시간에 사각지대가 생기는 등 부작용이 나타나고 있다"며 "연세대가 대학 구성원인 노동자들에게 합당한 대우를 해서 대학이름이 자랑스럽게 기록되기를 기대한다"고 말했다.

기자회견 참가자들은 성명을 통해 "현 상황 책임은 고용승계 약속을 무시한 용역업체와 무책임으로 일관한 연세대에 있지만 근본 문제는 청소·경비 노동자에 대한 우리 사회의 차별과 간접고용에 있다"며 "연세대가 이런 차별과 간접고용을 두둔하지 말고 적절입찰제 시행을 통해 노동자들의 고용과 처우를 보장해 줘야 한다"고 입을 모았다.

한편 용역업체 세안텍스는 지난해 연말 도급액을 대폭 낮춘 뒤에야 가까스로 재입찰에 성공했다. 세안텍스는 직원 72명 중 22명을 올해 초 해고했다. 노동자들과 학생들은 지난 14일부터 이날까지 6일째 연세대에서 농성을 진행 중이다. 공동대책위에는 연세대 총학생회와 일부 단과대 학생회, 국제캠퍼스 기숙사에서 생활했던 학생들이 개별적으로 참여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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