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기도 과천 서울경마장에서 일반인을 상대로 승마교육을 하는 마사회 용역업체 직원이 말발굽에 차여 숨지는 사건이 발생했다. 말을 관리하는 마필관리사들의 산재사고가 다시 한 번 도마에 오를 것으로 보인다.

19일 경기 과천경찰서와 마사회에 따르면 마사회 퇴직자 모임인 마사동우회가 운영하는 승마교육 용역업체 A사 직원 송아무개(35)씨가 지난 16일 오후 3시께 관리하던 말을 마방으로 이동시키던 중 말 뒷발에 머리를 차였다. 송씨는 넘어지면서 벽돌 바닥에 또다시 머리를 부딪쳐 크게 다쳤고, 병원으로 후송됐지만 다음날 새벽 사망했다.

현장을 목격한 한 직원은 진술서에서 “송씨가 말에 차여 2미터 정도를 날아간 후 벽돌 바닥에 머리를 부딪쳤다”며 “머리에서 피가 많이 흘러 상황이 심각했다”고 전했다.

송씨는 사고 당시 머리와 가슴을 보호하는 헬멧·프로텍터 같은 안전장비를 착용하지 않은 것으로 알려졌다. 마사회 관계자는 “용역계약을 할 때 비용 항목에 안전장비 구입비가 포함돼 있다”며 “이외에 안전장비를 별도로 지급하지는 않는다”고 말했다.

송씨뿐만 아니라 승마·경주마 등 각종 말을 관리하는 마필관리사들의 산재사고는 어제오늘 일이 아니다. 고용노동부 조사에 따르면 2012년 과천 서울경마장의 연간 재해율은 13.89%로, 전국 평균(0.52%)의 25배나 된다. 전국경마장마필관리사노조는 경미하거나 은폐된 산재까지 합치면 재해율이 34%에 달할 것으로 추산했다. 산재사고 중 70%가 어린 말을 길들이거나 조교 훈련 과정에서 발생한다.

한편 노조 제주경마지부(비상대책위원장 강태종)는 사용자단체인 제주경마장조교사협회의 단체협약 해지와 고용승계 거부에 반발해 21일 부분파업에 나선다.

제주조교사협회는 지난해 8월 마필관리사노조 제주경마지부에 단협 해지를 통보했다. 지부는 같은해 11월 조합원 97.9%의 찬성으로 쟁의행위를 가결했다.

같은해 12월에는 상급단체인 공공연맹이 교섭권을 위임받아 조교사협회와 협상을 벌였지만 고용승계 조항 유지 여부를 놓고 이견을 좁히지 못했다. 협회와 지부의 단협은 다음달 27일 만료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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