해를 넘겨 임금·단체협상을 벌이고 있는 시중은행들이 속속 교섭을 타결하고 있다. 임금인상 폭을 놓고 힘겨루기가 있었지만 대부분 금융산업사용자협의회와 금융노조가 합의한 2% 수준에서 합의가 이뤄지고 있다.

7일 금융권에 따르면 KB국민은행 노사는 이날 오전 임금인상 2%와 L0직급 처우개선 등을 골자로 한 2014년 임단협을 체결하고 조인식을 개최했다.

애초 금융노조 KB국민은행지부는 산별교섭에서 합의한 2% 임금인상에 한국은행 소비자물가상승률 전망치 2.4%를 더한 4.4% 인상을 요구했지만 사측은 경영상 어려움을 내세우며 수용불가 입장을 고수했다.

대신 복지부문에서 가족애복지카드를 현행 25만원에서 5만원 증액하고, 영업용 태블릿 PC를 전 직원에 지급하기로 했다.

윤종규 행장 취임 후 구체적으로 검토한 희망퇴직은 없던 일이 됐다. 사측은 지난달 노사 임단협 상견례에서 희망퇴직을 담은 요구안을 제시했다가 지부가 반발하자 안건에서 제외했다.

지난해 초 무기계약직에서 정규직으로 전환된 LO직급의 처우는 개선하기로 했다. 무기계약직들이 근무경력을 제대로 인정받지 못한 채 LO직급으로 편입되면서 10년 넘게 일한 직원과 정규직 신입행원 간 임금 역전현상이 벌어지면서 불평등 논란이 일었다.

이에 노사는 현행대로 무기계약직 근무 1년당 LO 근무 3개월 경력으로 인정하되, 최대 인정기간을 36개월(3년)에서 60개월(5년)로 연장하기로 했다. 임금피크제와 PS(이익배분제) 제도는 노사가 조만간 TF를 꾸려 논의를 이어 갈 계획이다.

KB국민은행에 앞서 신한은행은 지난달 31일 시중은행 중 처음으로 임단협을 타결했다. 6.1% 인상을 요구했던 신한은행지부는 사측과 줄다리기끝에 일반직 2%, RS직(창구 서비스직군) 및 사무인력 4% 임금인상에 합의했다. RS직 보상체계 개선과 직무확대 등 제도 전반에 대해서는 올해 상반기에 재논의하기로 했다. 정년연장과 임금체계 개편논의도 이어진다.

아직까지 2013년도 임금교섭을 마무리하지 못한 우리은행은 2013년과 2014년도 임단협을 한꺼번에 진행하고 있다. 우리은행 관계자는 "연말에 행장이 바뀌면서 대표교섭은 못하고 있고 임원급과 실무교섭을 진행하고 있는데, 임금인상률에 대한 노사 간 입장이 커 난항을 겪고 있다"고 말했다.

하나금융지주와 외환은행지부 간 조기통합 관련 협상이 난항을 겪으면서 하나은행과 외환은행의 임단협도 부침을 겪고 있다.
저작권자 © 매일노동뉴스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