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북대병원이 추진 중인 칠곡 제3병원이 건립될 경우 대구 응급의료에 공백이 발생할 수 있다는 우려가 시민·사회단체로 확산되고 있다. 임금인상과 인력충원, 제3병원 건립 철회를 요구하며 지난달 27일 시작된 경북대병원 노동자들의 파업이 새 국면으로 접어들고 있다.

대구경북인도주의실천의사협의회·대구시민단체연대회의·우리복지시민연합 등 대구지역 30여개 시민·사회단체는 15일 오전 대구 삼덕동 경북대병원 본원 앞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경북대 병원 본원 축소, 응급의료 위기대응 시민대책위원회' 결성을 발표했다.

시민대책위에 따르면 경북대병원은 칠곡 경북대병원과 건립을 추진 중인 제3병원의 병상을 1천여개로 확대할 방침이다. 대신 삼덕동 경북대병원 본원은 950병상에서 340병상으로 축소한다는 계획이다. 시민대책위는 병상이 줄어들 경우 경북대병원 본원이 가진 상급종합병원 기능이 대폭 약해질 것으로 우려하고 있다.

시민대책위는 이날 출범 기자회견문에서 "경북대병원 제3병원 건립 문제는 병원 구성원들만의 문제가 아니라 치료받을 권리를 가진 대구시민의 건강권과 직결되는 문제인데도 병원측은 여태 지역민 의견을 수렴한 바 없다"며 "본원을 축소하면서까지 제3병원을 짓는 것이 대구시민 전체를 위해 타당한가에 대한 검증을 실시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최병우 대구시민단체연대회의 운영위원장은 "경북대병원은 제3병원 건립과 본원 축소 계획을 중단하고 대구시가 참여하는 사회적 논의기구를 만들어야 한다"며 "논의기구를 통해 경북대병원 본원의 공공적 역할과 응급의료 공백에 대한 대책을 마련해야 한다"고 주문했다.

보건의료노조(위원장 유지현)도 성명을 내고 공공운수노조 의료연대본부 경북대병원분회(분회장 김영희)의 파업을 지지했다. 노조는 "경북대병원노조의 파업투쟁은 환자안전과 환자이익을 지키기 위한 투쟁이고, 공공의료서비스의 질을 담보하기 위한 투쟁"이라며 "경북대병원분회의 정당하고 합법적인 파업투쟁을 지지하며, 파업투쟁 승리를 위해 적극적인 연대투쟁을 전개하겠다"고 밝혔다.

경북대병원분회의 파업은 이날로 19일째를 맞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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