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지난 13일 열린 '정리해고 10년, 3천650인의 화답' 참가자들이 경기도 과천 코오롱 본사 인근에서 기자회견과 거리행진을 진행했다. 노동과세계 변백선
최일배 코오롱 정리해고분쇄투쟁위원회(정투위) 위원장의 단식이 14일 현재 40일째를 맞았다. 코오롱에 복직을 요구하는 노동자들과 시민들의 목소리가 모이고 있다.

501개 노동·시민·사회단체와 시민들은 지난 13일 오후 정부과천청사와 코오롱 본사 앞에서 '10년의 투쟁, 3천650인의 화답' 행사를 개최했다. 이날 행사는 단식을 하고 있는 최일배 위원장을 응원하고 해고 생활 10년을 앞둔 코오롱 정리해고 노동자들의 복직투쟁을 응원하기 위해 마련됐다.

참가자들은 정부과천청사 앞에서 정부의 정리해고 요건 완화 추진을 비판하는 기자회견을 한 뒤 코오롱 본사까지 '코오롱 퇴출(Koron out)'이라는 문구가 적힌 깃발을 들고 행진을 벌였다. 코오롱 앞에서는 정리해고 철회를 촉구하는 집중문화제를 열었다.

종교계와 시민들도 정리해고 사태해결을 촉구하는 행동을 시작했다. 천주교 정의구현수원교구사제단은 15일 코오롱 해고자들과 함께하는 시국미사를 연다. 과천 주민들은 지난달부터 '코오롱 문제 해결을 바라는 과천시민대책위원회'를 구성해 코오롱측에 면담 공문을 보내거나 선전전과 후원·서명운동을 벌이고 있다.

매일 점심때마다 코오롱 본사 앞에서 이웅열 코오롱 회장에게 사태 해결을 요구하는 1인 시위를 진행하고 있다는 과천시민 이화영(46)씨는 "내 이웃사촌이자 나처럼 한 가정의 부모인 해고자들이 하루라도 빨리 단식과 노숙농성을 그만두고 집에 돌아갈 수 있도록 사측이 협상의 계기를 마련하기 바란다"고 말했다. 그는 "코오롱이 한 번도 해고자들과 대화에 나서지 않았다는 말을 들었다"며 "주민들이 사회적 연대를 이끌어 내는 촉매제 역할을 하고 있으니 이제는 전국의 노동자들이 코오롱 문제에 힘을 보태야 할 때"라고 주문했다.

한편 최 위원장은 14일 어지럼증 등 심각한 저혈당 증세와 구토로 인해 의식을 잃고 경기 한림대성심병원으로 응급 후송됐다가 추가 검사를 위해 서울 동부시립병원으로 이송됐다. 의료진은 단식 중단을 권하고 있으나 최 위원장은 단식을 계속할 뜻을 굽히지 않은 것으로 전해졌다.

신순영 전국불안정노동철폐연대 활동가는 "어려운 상황에서 절박한 마음으로 시작한 단식투쟁인데 연대의 힘이 충분히 모이지 않고 있다"며 "위태로운 단식과 10년의 투쟁을 끝낼 수 있도록 힘을 모아 달라"고 호소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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