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대중공업에서 올 들어 8번째 산재사고 사망자가 발생했다. 사내하청 노동자들이 연이어 목숨을 잃고 있다.

30일 현대중공업노조에 따르면 지난 27일 오후 6시44분께 울산공장 조선사업부 도장 1부에서 일하던 사내협력업체 K산업 소속 이아무개(51)씨가 격실 청소작업을 하던 중 선내 바닥에 떨어져 숨졌다. 노조는 이씨가 청소를 위해 격실과 격실을 이동하다 발을 헛디뎌 추락한 것으로 보고 있다. 당시 이씨는 안전모에 달린 헤드랜턴 외에 별다른 조명시설을 갖추지 않은 채 일했던 것으로 알려졌다.

이씨를 포함해 올해 현대중공업에서 8명이 산재사고로 목숨을 잃었다. 계열사까지 합치면 12명이나 된다. 모두 사내하청 노동자다.

올해 3월에는 하청업체 노동자 김아무개(50)씨가 선박건조시 사용하는 족장(발판) 해체작업을 하다 바다에 빠져 익사했다. 4월에는 이아무개(37)씨가 LPG 선박에서 용접작업을 하던 중 폭발사고로 숨졌고, 10월에도 크레인줄이 끊어져 안아무개(55)씨가 사망하는 등 대부분 추락·폭발사고였다.

고용노동부는 4~5월 안전보건 특별감독을 실시해 현대중공업에 10억원의 과태료를 부과했다. 현대중공업은 3천억원의 안전 관련 예산을 투입하는 내용의 ‘안전경영 쇄신을 위한 종합 개선대책’을 내놓았지만 사망사고는 계속되고 있다.

10월 국회 국정감사에 출석한 윤문균 현대중공업 부사장은 "올해 사망사고가 많지만 동종 타 기업에 비해 재해율이 낮다"고 말하는 등 안전의식에 문제점을 드러내기도 했다.

하창민 금속노조 현대중공업사내하청지회장은 “위험한 업무에 사내하청 노동자들을 투입하면서도 공정별 안전조치를 개선하지 않고 기일 내 공사 마무리만 독촉하고 있다”며 “이런 상태라면 내년에도 사고가 계속될 수밖에 없다”고 우려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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