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23일 서울 마포구 합정동 국민카페 온 에어(ON AIR)에서 열린 민주노총 직접선거 언론사 합동 후보토론회를 마친 위원장 후보자들이 기념촬영을 하고 있다.정기훈 기자
조합원 67만여명의 직접선거로 진행되는 민주노총 임원직선제 개시일이 23일 현재 열흘 앞으로 다가온 가운데 민주노총 중앙선거관리위원회가 주최한 언론사 합동토론회가 이날 오전 서울 합정동 국민카페에서 열렸다. 토론회에서는 비정규직 조직화방안·각종 노동관계법 개악에 맞선 대정부 투쟁방안·공무원연금 등 공공부문 투쟁방안에 대한 각 후보조의 열띤 토론이 이어졌다. <매일노동뉴스>가 주요 내용을 정리했다.<편집자>

언론합동 토론회에 참가한 후보자들은 모두 박근혜 정부를 상대로 한 총력투쟁의 필요성을 역설했다. 다만 총력투쟁의 시기와 방식에 대해서는 시각차를 드러냈다.

기호 1번 정용건 후보조는 “사회연대전략을 통한 민주노총 위기 돌파”를 내세웠다. 정용건 후보조는 "2015년 투쟁준비기를 거쳐 2016년 노동기본권 확보와 사회안전망 확대를 포괄하는 사회연대투쟁에 나서겠다"고 강조했다. 이를 동력으로 2017년 대선시기에 위력적인 정권교체 투쟁을 벌이겠다는 구상이다.

기호 2번 한상균 후보조는 “박근혜 정부와 맞장을 뜨는 즉각적인 총파업”을 강조했다. 한상균 후보조는 “노동자와 정권의 한판 승부는 2015년 총파업 투쟁에서 결판이 날 것”이라며 “지금은 투쟁을 준비할 때가 아니라 현장에 넘쳐나는 조합원들의 분노를 모아 전격적인 투쟁에 나설 때”라고 밝혔다.

기호 3번 허영구 후보조는 “총파업 기획단을 구성해 대정부 투쟁에 나서겠다”고 말했다. 허영구 후보조는 “민주노총 중앙집행위원회를 투쟁본부체계로 전환하고, 현재 민주노총 외곽에서 투쟁 중인 노동자들을 논의기구에 참여시킬 것”이라며 “내년 1월 정기대의원대회에서 총파업 기획단을 설치해 투쟁을 조직하겠다”고 밝혔다.

기호 4번 전재환 후보조는 “통합지도력을 바탕으로 힘 있는 민주노총을 만들겠다”고 말했다. 전재환 후보조는 “통합지도력을 바탕으로 2016~2017년 준비된 총력투쟁에 나서겠다”며 “정부와 자본에 맞서 주 35시간 노동시간 쟁취를 위해 공세적으로 투쟁하겠다”고 강조했다.

- 비정규직 조직화가 민주노총의 주요 과제로 떠올랐다. 구체적인 조직방안과 권리보장 방안을 제시한다면.

◇기호 4번 윤택근 수석부위원장 후보=비정규직 조직 확대로 100만 조합원 시대를 열겠다. 지역본부 강화를 통해 비정규직 투쟁을 지원하고, 삼성전자서비스지회의 조직화 사례처럼 산별연맹을 통해 직종별·업종별 조직화에 나서겠다. 청년유니온이나 알바노조의 사례를 벤치마킹해 온-오프라인을 넘나드는 방식으로 세대별·계층별 조직화도 확대하겠다.

◇기호 3번 신현창 사무총장 후보=조직화를 위해 전략조직투쟁본부를 설치하겠다. 산별과 중앙의 상근업무를 조정하고, 꼭 필요한 업무를 제외한 모든 상근자를 조직화 사업에 투입할 계획이다. 현재 통상임금 기준 1%로 정해진 의무금 기준을 임금총액 대비 1%로 재조정하고, 이를 통해 확보된 재원을 조직화 사업에 쓰겠다.

◇기호 1번 이재웅 사무총장 후보=그동안 진행된 민주노총의 비정규직 전략조직화 사업을 보면, 투여된 인력과 비용에 비해 미미한 성과를 내는 데 그쳤다. 그런데 지역이나 산별연맹에는 모범적인 조직화 사례가 적지 않다. 대학 청소노동자나 경비노동자, 학교비정규직 조직화가 대표적이다. 이런 사례가 널리 전파되도록 활동가 양성과 교육에 힘쓰겠다.

◇기호 2번 한상균 위원장 후보=성공적인 조직화 사례인 삼성전자서비스나 통신업계 간접고용 노동자 조직사례를 면밀히 분석하고 벤치마킹 할 생각이다. 이들이 투쟁과 조직화라는 성과를 낼 수 있었던 요인을 파악하고, 이를 바탕으로 폭넓은 조직화에 나서겠다. 법원의 현대자동차 사내하청 불법파견 판결에도 정규직화라는 성과를 내지 못한 민주노총의 나약함을 투쟁으로 돌파하겠다.

- 박근혜 정부 퇴진투쟁을 선언했다. 구체적으로 설명한다면.

◇기호 3번 허영구 위원장 후보=내년 상반기 시기집중 투쟁을 벌이겠다. 민주노총 중앙집행위원회를 투쟁본부로 전환하고, 내년 1월 정기대의원대회에서 총파업 기획단을 설치하겠다. 총파업을 위한 교육과 선전, 쟁의발생 결의, 조합원 찬반투표를 거쳐 내년 11월 전국노동자대회에서 총파업을 선언할 것이다. 이때부터 정기국회가 끝날 때까지 여의도를 점령하고 제도개선 투쟁에 나서겠다.

◇기호 1번 정용건 위원장 후보=최근의 투쟁들은 매우 고립적이고 분산된 양상을 띠고 있다. 모든 투쟁을 하나로 모아 내야 한다. 산별로 흩어져 싸우는 방식에서 벗어나 노동기본권·연금·세금·사회복지·사회안전망을 포괄하는 사회연대투쟁을 조직하겠다. 2016년 정기국회에 맞춰 집중투쟁을 벌이고, 이를 바탕으로 2017년 대선에서 노동자와 민중의 힘을 결집하는 위력적인 투쟁을 하겠다.

◇기호 2번 한상균 위원장 후보=2015년 투쟁에서 승기를 잡지 못하면 우리에게 미래는 없다. 내년 상반기에 공무원연금·공기업 민영화·노동기본권 등 산적한 현안을 하나의 투쟁동력으로 묶을 것이다. 내년 하반기에는 간접고용 문제 해결을 위한 ‘10만 대반란’을 조직해 강력한 투쟁에 나서겠다. 현안이 쌓여 있는데 투쟁준비에 시간을 허비할 수는 없다. 민주노총이 투쟁사령부가 돼서 즉각적인 파업을 벌이겠다.

◇기호 4번 전재환 위원장 후보=2015년 투쟁도 중요하고, 2016~2017년의 준비된 투쟁도 필요하다. 내년 1월에 공공부문 민영화 총력투쟁본부를 구성해 강력한 투쟁에 나서고, 노동기본권투쟁본부를 발족해 주 36시간 노동시간 쟁취와 같은 공세적인 요구를 내걸고 싸우겠다. 이렇게 준비된 동력과 국민의 지지를 바탕으로 2016~2017년 제2의 노개투 투쟁에 나서겠다.

- 올해 개별 사업장 임금·단체협상에서 통상임금을 비롯한 임금체계 문제가 주요 의제로 제기됐다. 경제사회발전노사정위원회에서 이에 대한 논의가 이뤄지고 있다. 후보들이 생각하는 임금체계 개편의 올바른 방향은 무엇인가. 사회적 대화에 참여할 의사가 있는지도 밝혀 달라.

◇기호 2번 이영주 사무총장 후보=사회적 대화 참여 여부와 관련해 정권과 자본의 들러리를 서는 자리에 나설 계획은 없다. 노사정위와 같은 정부가 주도하는 대화의 틀보다는 민주노총이 중심이 돼 끌고 갈 수 있는 대화의 장을 만들어야 한다. 정부와 자본을 상대로 한 전면적인 투쟁이 필요한 시기다.

◇기호 4번 전재환 위원장 후보=박근혜 정부의 태도를 보면 답이 나온다. 공무원연금 문제만 봐도 대화창구를 만들어 달라는 노동자들의 요구를 무시하고 있다. 통상임금이나 임금체계 개편과 관련해 민주노총이 충분한 대안을 제시하지 못했다고 본다. 이번 선거에서 당선된다면 미래전략위원회를 만들어 임금부분을 집중적으로 논의할 계획이다.

◇기호 3번 허영구 위원장 후보=임금체계 문제는 통상임금 문제로만 봐서는 안 된다. 기업 경영진들에 대한 과도한 수익배분, 하청업체에 대한 원청기업의 단가 후려치기(CR) 관행을 종합적으로 살펴야 한다. 하청노동자들에게 통상임금 논쟁은 호사스럽게 느껴지는 것이 현실이다.

◇기호 1번 정용건 위원장 후보=임금체계 관련 문제의 해법은 간단하다. 연봉제와 성과급을 밀어내고 그 자리에 생활임금을 확보하는 것이다. 통상임금 문제에 대한 민주노총의 대응방식에 문제가 있었다고 본다. 경영계가 ‘기업들 다 망한다’고 총공세를 퍼부을 때, 민주노총은 사법부의 판단에 의존하고 있었다.

- 민주노총 정파 문제에 대한 입장을 밝힌다면.

◇기호 1번 정용건 위원장 후보=운동에 있어 이념과 경향성은 존중돼야 한다. 다만 선거 때만 되면 기득권을 장악하기 위해 담합하는 정파는 문제라고 본다. 이번 선거에서 당선되면 정파 중립을 선언한 활동가들과 함께 민주노총을 이끌어 가겠다.

◇기호 2번 이영주 사무총장 후보=최근 정파문제의 핵심은 인맥 중심의 패권주의로 전락했다는 점이다. 이런 점에서 각 정파에 대표자 원탁회의를 제안한다. 일상적 소통과 토론으로 서로를 성장시키는 정파운동의 건강성을 회복할 것이다.

◇기호 4번 전재환 위원장 후보=4번 후보조는 뺄셈이 아닌 덧셈의 민주노총을 만들기 위해 통합한 후보조다. 정파갈등을 극복하고자 하는 출발점이다. 내년에 있을 부위원장 선거에 각 정파 출신들이 골고루 출마하기를 바란다. 집행 따로 비판 따로가 아니라 권한과 책임을 함께 나누자는 취지의 제안이다.

◇기호 3번 허영구 위원장 후보=정파가 문제가 아니라 패거리 집단으로 전락한 것이 문제다. 정파를 부정하기 시작하면 노동운동을 부정하는 모순에 빠질 수도 있다. 중요한 것은 정파의 활동이 노동운동의 원칙에 입각하고 있는가 하는 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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