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청년유니온
“정규직 전환이라는 희망이 사라진 뒤 스스로 목숨을 끊은 중소기업중앙회 20대 청년 사건에서 우리가 자유로울 수 있을까요.”

김민수 청년유니온 위원장은 6일 오후 서울 은평구 청년일자리허브에서 연‘한일 청년, 청년노동의 현실을 말한다’ 간담회에 참석한 한국과 일본의 청년들에게 되물었다.

이날 간담회는 청년유니온과 일본의 청년노동단체 포세(POSSE)가 양국 청년들의 불안정노동 문제를 논의하기 위해 마련한 것이다. 2006년 설립된 포세는 일본 청년의 불안정노동 문제와 사업장에서 발생하는 노동인권 문제를 상담하고 언론에 고발해 온 단체다. 포세는 매년 일본 사회의 블랙기업을 선정해 시상식을 한다.

간담회에서는 최근 정규직 전환을 미끼로 계약직 사원을 성추행해 물의를 일으킨 한 출판사와 중기중앙회에 대한 비판이 쏟아졌다. 한국과 일본의 청년노동자들은 이런 유형의 기업을 ‘블랙기업’으로 규정하고 퇴출운동을 벌이기로 했다.

당장 블랙기업에 대한 온·오프라인 캠페인을 벌이고, 내년 상반기에는 블랙기업을 선정해 시상하는 '블랙기업 어워드'를 개최한다. 블랙기업을 퇴출시키고 노동시장 진입을 규제하는 사회운동도 병행한다.

김민수 위원장은 “수백장의 이력서를 작성하고 복잡한 채용전형을 통과한 청년노동자를 기다리는 건 인턴과 계약직 등 불안정한 일자리”라며 “기업들이 정규직 전환을 미끼로 폭력적인 착취를 하고 있다”고 비판했다. 그는 이어 “청년에게 비합리적인 노동을 강요하는 기업을 블랙기업으로 규정하고, 이들 기업이 우리 사회에 발붙이지 못하게 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한편 포세는 일본 노동시장이 양극화되고, 일자리가 불안한 점을 노려 야근수당을 지급하지 않는 사례가 많아지자 지난해 11월 블랙기업 대책 프로젝트를 발족했다. 교육·노동·법조계 등 각계 전문가가 모여 기업의 위법행위에 대응했다.

포세 관계자는 “피부·미용업계에서는 사용자가 임산부에게까지 장시간 노동을 강요하고, 추가근무수당·야근수당을 주지 않는 일이 빈번했다”며 “포세가 주도적으로 에스테틱(피부·미용)유니온을 만들어 단체교섭과 법률소송을 진행하고 나쁜 사용자를 언론매체에 고발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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