해고 10년을 눈앞에 둔 코오롱 노동자들이 무기한 단식농성에 돌입했다. 길바닥에서 10년을 맞이할 수 없다는 각오를 내비쳤다.

코오롱정리해고분쇄투쟁위원회(정투위)는 과천 시민들로 구성된 코오롱 해고노동자 문제 해결을 바라는 과천시민대책위원회와 함께 5일 오전 코오롱 본사 앞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과천시민들과 힘을 모아 코오롱 문제 해결을 촉구하는 단식농성에 돌입한다"고 밝혔다. 최일배 정투위 위원장과 박선봉 민주노총 경기본부 경기중부지부 사무차장이 이날부터 단식에 들어갔다.

최 위원장은 "10년을 넘겨서는 안 되겠다는 생각이 들었다"고 단식농성 돌입이유를 설명했다. 그는 "과천에서 3년째 천막농성을 벌이면서 시민들과 연대를 만들어 냈다"며 "투쟁주체인 노동자들이 단식으로 선도적 역할을 하려 한다"고 말했다. 과천시민대책위 관계자는 "시민들이 코오롱 해고노동자들의 눈물을 닦아 주겠다"고 밝혔다.

코오롱은 2005년 2월 생산직 노동자 78명에 대한 정리해고를 단행했다. 이달 현재 12명이 남아 정리해고 철회와 원직복직을 요구하며 농성을 이어 가고 있다. 해고자들은 코오롱 구미공장 송전탑 고공농성, 청와대 앞 크레인 농성을 벌였고 2012년부터 코오롱 본사 앞 노숙농성과 코오롱스포츠 제품 불매운동을 진행하고 있다. 하지만 사측은 일체의 대화를 거부하고 있다.

정투위는 코오롱 본사 앞에서 단식농성을 진행하면서 동조단식단을 꾸린다. 매주 일요일 관악산 입구에서 코오롱 불매 선전전을 벌인다. 과천시민대책위는 시민들을 대상으로 코오롱에 교섭을 촉구하는 서명과 선전전을 진행하고 사회 각계에 여론을 전달하는 활동에 나선다.

최 위원장은 "단식투쟁이 워낙 일상화돼 적어도 30일은 넘겨야 관심이 모아진다고 하니 최대한 버티겠다"며 "투쟁이 10년을 넘기지 않도록 올해 안에 단식을 멈출 여건이 조성되기를 바란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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