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토바이를 이용해 배달업무 중이던 집배원이 교통사고로 숨졌다. 과다한 업무량이 사고 원인이라는 분석이 나왔다.

29일 우정노조 광주광산우체국지부(지부장 김영철)에 따르면 집배원 정아무개(44)씨가 전날 배달업무 중 승용차와 부딪치는 교통사고로 사망했다. 28일 오후 1시50분께 광주 광산구의 한 교차로에서 승용차와 충돌한 정씨는 신고를 받고 출동한 119구급차에 실려 병원으로 후송되던 중 사망했다. 승용차 운전자 최아무개씨도 부상으로 치료를 받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오토바이와 승용차의 과실 여부는 현재 수사 중이다. 사건을 맡은 광주 광산경찰서는 승용차의 블랙박스를 수거해 신호위반 등 사고원인을 조사하고 있다.

집배원으로 일한 지 18년째인 정씨는 부인과 18살 아들, 5살 딸을 둔 가장으로 전해졌다.

지부는 과도한 배달업무로 인한 과로와 피로누적, 시간 내 업무 마감 압박을 사고 원인으로 보고 있다. 지부에 따르면 광주광산우체국에서 일해는 집배원은 100여명이다. 위탁집배원을 포함해도 120여명이 채 안 된다.

광주 광산구의 인구는 40여만명이다. 신흥 택지지구가 개발되면서 인구가 지속적으로 유입되고 있다. 하지만 늘어나는 인구만큼 집배원 인력을 보강되지 않고 있다. 우정사업본부도 해당 우체국의 집배인력이 10여명 정도 부족한 것으로 파악하고 있다.

광주광산우체국 집배원인 고웅 집배원 장시간·중노동 없애기 운동본부 공동대표는 "인력부족으로 인한 업무과다로 집배원들은 바쁘게 서두를 수밖에 없는 경우를 종종 경험한다"며 "정씨도 일반우편 배달업무를 종료하고 택배업무를 위해 이동하던 중 사고가 난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김영철 지부장은 "주 5일제와 주 40시간 근무를 위해서는 집배원이 40여명 더 필요하다"며 "과도한 업무량으로 인한 부담감과 피로누적이 사고 원인일 수 있는 만큼 인력충원을 비롯한 대책을 시급히 마련해야 한다"고 말했다.

한편 국회 환경노동위원회 은수미 의원이 올해 초 공개한 '2011~2013년 우정사업본부 소속 노동자의 재해발생경위내역'에 따르면 최근 3년간 집배원 업무상재해는 1천192건이었다. 같은 기간 우정사업본부 전체 사망자 27명 중 18명이 집배원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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