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B금융그룹 차기 회장 선정작업이 막바지에 이른 가운데 금융권 노동계가 최종 후보군에 포함된 하영구 전 한국씨티은행장을 외부 낙하산 인사로 지목했다.

19일 금융노조 KB국민은행지부(위원장 성낙조)는 성명을 내고 "국부유출 논란과 금융당국의 내정설, 정치권 지원설은 물론 경영악화로 인한 점포폐쇄, 구조조정, 본점 매각 등이 실시되고 있는 난파 위기의 현직을 버린 인사가 최종 후보군에 포함됐다"며 "세월호 선장과 다를 바 없는 의혹투성이 후보까지 포함된 것에 개탄을 금치 못한다"고 비난했다.

이름을 거론하지는 않았지만 하 전 행장을 정조준한 것으로 보인다. 지부는 "과거의 아픔을 딛고 새롭게 재도약하자는 분위기에서 또다시 의혹투성이 외부인사가 최종 후보자로 거론된다면 직원들은 허탈감과 상실감을 감출 수 없을 것"이라고 주장했다.

지부는 현직 은행장으로 경쟁은행 회장 후보로 출사표를 던진 후 사퇴한 하 전 행장의 행보를 곱지 않은 시선으로 보고 있다. 씨티은행의 한국시장 철수설이 끊이지 않는 상황에서 은행을 뛰쳐나온 것 자체가 마치 '세월호 선장'을 연상시킨다는 이유에서다.

지부 관계자는 "난파 위기의 은행을 버리고 KB로 오겠다는 것인데, 조직 안정화가 필요한 KB에는 결코 적합하지 않은 인물"이라고 말했다.

하 전 행장은 조윤선 청와대 정무수석이나 신제윤 금융위원장과 끈끈한 인맥을 자랑한다는 점에서 낙하산 인사 의혹에서도 자유롭지 못하다.

금융노조는 "낙하산 폐해를 수습해야 할 차기 회장에 또다시 낙하산 인사를 선임한다면 총력투쟁으로 맞설 것"이라고 경고했다.

한편 KB금융 회장후보추천위원회(회추위)는 최근 김기홍 전 국민은행 수석부행장·윤종규 전 KB금융 부사장·지동현 전 국민카드 부사장·하영구 전 행장 등 4명을 회장 인선을 위한 면접 대상자로 압축했다. 회추위는 이들을 대상으로 22일 심층면접을 진행한 뒤 투표로 최종 후보 1명을 뽑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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