방송인 김제동씨가 세월호 참사 유가족을 만나 위로와 연대의 메시지를 전했다. 김씨는 지난 29일 오후 세월호 참사 희생자·실종자·생존자 가족대책위원회가 무기한 농성을 하고 있는 서울 종로구 청운효자동주민센터 앞을 찾아 이야기를 나눴다.

이날 김씨의 방문으로 유가족들은 1시간 동안 웃고 울었다. 김씨는 “자식이 없기 때문에 그 슬픔을 위로해 드린다는 것이 주제넘는 이야기일 수 있다”고 조심스럽게 운을 뗐다. 그는 이어 “누구의 잘못에 의해 죽었으면 왜 그렇게 됐는지 밝혀내는 것은 이론의 여지가 없고, 보수나 진보의 문제도 아니고 사람의 문제”라며 “(그런 의미에서) 세월호 특별법과 진상규명은 굉장히 명확하고 확실한 이야기”라고 말했다.

김씨는 “특별법 제정되는 날이 와서 (유가족이) 아이들 볼 면목이 설 때까지, 아이들에게 여러분의 마음이 전달될 때까지 (저는) 끝까지 함께하겠다”고 연대의 뜻을 밝혔다.

수사권과 기소권이 포함된 세월호 특별법 제정을 요구하는 농성이 난항을 겪는 것과 관련해 유가족은 “그만 좀 하라는 (일각의) 시선 때문에 힘들다”고 김씨에게 토로했다. 그러자 김씨는 “남편과 부인을 잃은 사람을 나타내는 단어가 있지만 자식 먼저 잃은 사람을 이르는 단어는 없는 것은 (슬픔을) 말로 표현 못하기 때문일 것”이라며 “(슬픔을 끊는) 기한은 우리가 정하는 것이 아니라 여러분의 슬픔이 멈추는 날까지여야 한다”며 “그만하라는 얘기는 맞지 않다”고 말했다. 유가족이 "쏟아지는 비난에 상처받는다"고 울먹이자 김씨는 한동안 말을 잇지 못했다.

이날 강연에 대해 단원고 학생 고 박성호군의 어머니 정희숙씨는 “(김제동씨는) 워낙 말씀을 잘하시고 편안한 분이라 보는 것만으로도 위로가 된다”며 “(강연으로) 모처럼 마음이 편해졌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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