홈플러스 주부사원들이 거리로 나왔다. 최저임금을 살짝 웃도는 시급 때문이다. 홈플러스는 수산·축산 코너 매장관리를 담당하는 직원에게 5천750원의 시급을 주고 있다. 비식품영업 코너의 직원은 5천450원을 받는다.

대형마트의 매출이 집중되는 추석을 앞두고 홈플러스노조는 지난 29일부터 사흘간 전면파업을 진행했다. 임금교섭을 둘러싸고 노사 간 입장차가 좁혀지지 않은 탓이다. 홈플러스 주부사원들에게는 노조활동도, 파업도 처음이다.

홈플러스 매장관리 업무를 맡고 있는 김민순(43·가명)씨는 “10킬로미터가 넘는 박스를 들었다 내렸다 하다가 퇴근하면 어깨가 쑤셔 집안일을 못할 지경”이라며 “마흔이 넘어 갈 곳도 없고 생활비에 보탬이 되려고 하는 일이지만, 그래도 시급 5천400원대를 받으면서 하기에는 너무 힘든 일”이라고 토로했다. 김씨는 “최소한 시급 6천원이라도 줘야 하는 것 아니냐”고 반문했다.

계산대 업무를 담당하는 홍영희(44·가명)씨의 사정도 다르지 않았다. 고등학생 아들을 둔 홍씨는 학원비라도 벌기 위해 하루 6시간30분 일한다. 8시간 일하고 싶지만 6시간30분 계약을 한 탓에 1시간30분 덜 일하고 퇴근한다. 홍씨는 “홈플러스에서 5년을 일해 계산대 업무를 구석구석 알고 있는데 시급은 1년 일한 직원이랑 똑같다”며 “(대형마트의) 계산대 업무는 못해도 5천900원은 받아야 한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김국현 노조 선전국장은 “노조활동도 처음이고 가입한 지 얼마 안 된 조합원까지 파업에 나선 이유는 생활할 수 있는 임금을 주지 않았기 때문”이라며 “직원을 한 가족이라고 말해 온 회사는 제대로 된 임금을 지급해 직원과 상생하는 모습을 보여야 한다”고 촉구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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