건국대 서울캠퍼스가 주차장 임대용역업체를 변경하는 과정에서 기존 용역업체에 소속된 주차장 요금정산·안내·청소 노동자 23명 전원이 해고될 처지에 몰렸다.

19일 공공운수노조 서경지부 건국대분회(분회장 이봉오)에 따르면 건국대는 지난달 '건국대 서울캠퍼스 주차장 임대' 입찰공고를 내고 KT텔레캅(주)을 새로운 용역업체로 선정했다.

분회는 입찰 과정에서 기존 용역업체에 고용된 노동자들의 경우 입찰조건에 고용승계를 명시하라고 원청인 건국대에 요구했지만 받아들여지지 않았다. 그동안 "고용승계는 용역업체와 풀어야 할 문제"라는 입장을 밝혔던 학교측은 지난 18일 노동자들과의 면담에서 "학교는 책임질 능력도 책임질 뜻도 없다"고 말한 것으로 전해졌다. 20일부터 업무를 수행하는 KT텔레캅으로부터 재하청을 받은 다래파크텍은 최근 채용공고를 내고 8명을 신규로 채용한 것으로 알려졌다.

지부 관계자는 "학교가 용역입찰을 하면서 과업지시서에 무인정산시스템 도입을 요구했다"며 "업체는 고가의 무인정산 장비를 도입한 뒤 수익을 남기기 위해 인원을 대량 감축하는 방식으로 가고 있다"고 말했다.

이봉오 분회장은 "7년 동안 일하면서 업체가 두 번 바뀌었지만 모두 고용승계가 됐다"며 "이번처럼 가타부타 아무 말도 없었던 적은 처음"이라고 반발했다. 그는 "열심히 일한 죄밖에 없는데 말 한마디 없이 노동자들을 내쫓는 건 말이 안 된다"며 "원청이 책임지고 고용을 승계해야 한다"고 말했다.

지부와 분회는 18일 밤부터 건국대 행정관 로비에서 농성을 벌이고 있다. 이들은 19일 오후 교내에서 '건국대 주차관리 노동자 집단해고 저지 결의대회'를 열고 고용승계를 촉구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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