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대중공업이 울산시에 전용산업단지 조성공사를 진행하면서 지역 건설기계 노동자를 고용하지 않아 논란이 되고 있다.

건설노조 울산건설기계지부(지부장 김낙욱)는 6일 오전 울산시청 프레스센터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현대중공업이 앞에서는 중장비를 팔고, 뒤로는 노동자들의 생존권을 위협하고 있다”고 밝혔다.

올해 2월부터 울산시 북구 중산동 일대에서 현대중이 발주한 이화일반산업단지 조성공사가 진행되고 있다. 시공사는 현대산업개발, 시행사는 화천건설이다.

현대중은 공사가 완료되면 울산시 전하동 본사에 있는 건설장비사업부를 이화산업단지로 이전할 예정이다. 현재 터 잡기 토목공사를 앞두고 있다.

그런데 현대중 협력업체는 석산·광산 채굴작업에 해외에서 제작한 35톤~45톤급 굴절식 대형덤프(락덤프)와 대형굴삭기를 쓰고 있어 비판을 받고 있다. 현재 락덤프 6대와 대형굴삭기 1대가 들어왔는데, 해당 협력업체는 추가 장비조달을 준비 중인 것으로 전해졌다.

지부는 건설경기가 불황인 상황에서 이 같은 조치가 지역 건설기계 노동자들의 생존권을 위협할 수 있다고 보고 현대중이 나서 수입을 중단시켜야 한다는 입장이다. 지부 관계자는 "조합원 대부분이 현대중이 제작한 장비를 보유한 상황에서, 정작 새로 이전되는 중장비 제작공장 건설현장에는 울산에 없는 외국 장비가 투입되고 있다"고 비판했다.

지부는 협력업체가 해당 공사를 외국산 대형 건설기계만을 이용해 진행할 경우 울산지역 굴삭기 10대, 덤프트럭의 경우 60대에 해당하는 일자리가 줄어들 것으로 추산했다.

지부는 이날 기자회견에서 "현대중이 현재의 작업계획을 중단하지 않을 경우 향후 회사가 생산하는 건설기계에 대한 불매운동에 돌입할 것"이라고 경고했다. 장현수 지부 사무국장은 “현대중은 공사 효율성을 따지기 이전에 제1의 소비자이자 생존권을 위협받고 있는 노동자들을 위해 지역 건설기계가 투입될 수 있도록 조치해야 한다”고 말했다. 이에 대해 현대중공업측은 “담당자가 휴가 중이라 구체적인 입장을 내놓기 어렵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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