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가스공사가 발주한 강릉~평창 구간 도시가스관로 조성공사에 참여하고 있는 강원지역 건설기계 노동자들이 하청업체의 초과노동 요구에 반발하고 있다.

4일 건설노조 강원건설기계지부에 따르면 강릉원주대 후문과 강릉시 성산면 금산리 일대에서 가스관 공사를 진행 중인 화련산업이 최근 지부 조합원들에게 1시간 추가 노동을 요구했다.

화련산업은 2년 전 삼척·동해 지역에서 관련 공사를 시작하며 지부와 하루 8시간 노동을 기준으로 임금을 지급하기로 했다. 그런데 지난달 말 8월 임대차계약을 논의하는 과정에서 회사 사정을 이유로 지부 조합원들에게 하루 9시간 기계 가동을 요구해 물의를 빚었다.

화련산업이 진행 중인 가스관로 공사에는 지부 조합원 10여명이 일하고 있다. 지부는 "화련산업이 지급하는 임금 수준이 지역 평균보다 낮고, 추가노동에 대한 대가도 없다"며 수용불가 의사를 분명히 했다. 그러자 회사는 지부 조합원 중 4명에게 계약종료를 통보했다.

지부는 2년 전 화련산업과 15톤 굴삭기를 하루 8시간 가동할 경우 한 달 임대료를 600만원 지급하는 데 합의했다. 지역에 형성돼 있는 표준단가보다 50만원가량 저렴한 수준이다. 현재 화련산업은 원주 등 타지에서 비조합원인 건설기계 노동자들을 불러 공사를 진행 중인 것으로 전해졌다. 지부는 이달 2일부터 공사 현장과 화련산업 현지사무소 앞에서 △하루 8시간 노동 준수 △해고자 복직 △공사현장 안전시설 설치를 요구하며 집회를 벌이고 있다.

지부 관계자는 “2년 전 회사 사정을 감안해 지역 표준단가보다 낮은 임금을 수용했는데 이제는 무료노동까지 요구하는 뻔뻔한 행태를 보이고 있다”며 “외지의 비조합원을 끌어들인 것은 노동자들 사이에서 갈등을 조장하는 일”이라고 비판했다.

화련산업 관계자는 “노동자들의 일방적인 주장일 뿐”이라며 “자세한 내용은 현지사무소에 확인하라”고 말했다. 현지사무소측은 “이틀 전부터 노조의 집회가 시작된 것은 맞지만 구체적인 내용은 우리와 상관없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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