구미 소재 반도체업체 KEC가 노동자들에게 산업단지 구조고도화 찬성 확인서명을 받으면서 이를 거부한 노동자들에게 임금·단체협상 타결격려금을 지급하지 않아 물의를 빚고 있다.

29일 금속노조 KEC지회에 따르면 사측은 이달 25일부터 직원들을 대상으로 구미국가산업단지 구조고도화 사업 추진과 관련해 찬성 서명을 받고 있다. 그런데 서명을 거부한 노동자들에게는 2013년 임단협 타결격려금 명목으로 지급하게 돼 있는 생산장려금 50만원을 주지 않고 있다. 무의식적으로 서명을 한 뒤 이를 취소해 달라는 직원들의 경우 급여통장에 입금된 장려금을 되돌려 줘야 서명을 취소할 수 있다.

지회에 따르면 서명을 이유로 생산장려금을 받지 못했거나, 받았다가 다시 돌려 준 노동자들은 16명이다. 지회 관계자는 “회사 관리자들이 서명서 내용이 뭔지도 알려 주지 않은 채 서명을 요구했고, 조합원들은 생산장려금 지급확인 서명인 줄 알고 무의식적으로 서명했다”고 주장했다. 서명운동을 주도한 것으로 알려진 회사측 인사담당 고위관계자는 <매일노동뉴스>와의 통화에서 “휴가 중”이라는 이유로 답변을 거부했다.

산업단지 구조고도화 사업은 한국산업단지공단이 구미국가산업단지를 포함해 노후한 27개 국가산업단지의 기반시설 개선과 편의시설 확충을 위해 추진하는 것이다. KEC는 민간사업자로 참가신청을 했다. 지회는 “공단에 백화점 등 유통시설이 들어서면 공장 폐업이 우려된다”고 반발했다.

한편 KEC와 기업별노조인 KEC노조는 이달 중순 임금동결과 생산장려금 50만원 지급에 합의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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