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전자서비스 협력업체 노동자가 또 목숨을 버렸다. 지난해 금속노조 삼성전자서비스지회를 설립한 이후 벌써 세 번째다. 비극을 막을 근본적인 대책이 필요해 보인다.

20일 금속노조 부산양산지부에 따르면 삼성전자서비스 부산 광안센터에서 근무하던 정아무개(45)씨가 지난 19일 오후 1시께 부산 해운대의 한 모텔에서 숨진 채 발견됐다. 고인은 같은날 새벽 동료와 센터 사장에게 “한때나마 타 센터 직원들과 행복한 꿈을 잠시 꾼 것만 해도 추억거리가 되네…”, “이제 나는 내 갈 길로 가련다”는 카카오톡 메시지를 남겼다.

자살을 암시하는 메시지를 받은 동료와 사장이 경찰에 고인을 찾아 달라고 신고했지만 죽음을 막지는 못했다. 지부는 “고인이 가족과 동료들에게 남긴 유서에서 노조활동을 끝까지 함께하지 못한 처지와 저임금으로 인한 생활의 어려움을 토로했다”고 밝혔다.

장례는 가족장으로 치러진다. 노조는 “고인이 유서에서 ‘내 신변에 관련해서는 조합에서 관여 안 했으면 한다’고 했고 동료에게 보낸 메시지 등 고인의 뜻을 존중하기로 했다”며 “유가족과 협의를 마쳤다”고 설명했다. 노조와 삼성전자서비스지회는 고인이 안치된 부산 수영구의 한 병원에서 긴급회의를 갖고 유가족을 만났다.

한편 고인은 지난해 7월 지회에 가입해 대의원으로 활동했다. 같은해 10월 개인적인 사정으로 대의원을 사퇴한 뒤 활동을 중단했다. 지부 관계자는 “고인은 노조활동을 중단했지만 올해 두 달간 이어진 지회의 서울 노숙투쟁을 안타까워하며 동료들과 마음을 나눠 왔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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