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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속기고-의료 민영화 정책 무엇이 문제인가 23 - 마지막회] 의료 공공성 강화가 바로 의료 선진화다나영명 보건의료노조 정책실장

지난해 연말 철도 민영화 논란에 이어 최근 의료 민영화 논란이 뜨거워지고 있다. 정부는 의료 민영화가 아니라 서비스산업 발전을 위해 필요한 조치라고 주장한다. 영리를 추구하면서도 철도 민영화는 아니라는 논리와 일맥상통한다. 반면 시민·사회단체는 '의료 민영화 반대 100만 서명운동'에 나서면서 강하게 반발하고 있다. 노동계는 정부가 영리추구 위주의 의료 민영화 정책을 철회하지 않으면 6월 총파업을 통해서라도 저지한다는 방침이다. <매일노동뉴스>와 보건의료노조는 공동기획으로 '의료 민영화 정책 무엇이 문제인가' 연속기고를 마련했다.<편집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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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 절대 부인할 수 없는 사실

 

   
나영명
보건의료노조 정책실장

정부는 의료기관이 외부자본의 투입과 이익배당이 가능한 영리자회사를 만들 수 있도록 허용했다. 이것은 의료기관을 외부 영리자본의 돈벌이 투자처로 만드는 조치다. 비영리 운영을 근간으로 하는 우리나라 의료체계의 근간이 흔들리게 되고 외부자본이 병원 수익에 영향을 미치게 되며 결국 병원경영을 좌지우지하게 된다.

정부는 또 영리목적의 부대사업을 대폭 확대하기 위해 의료법 시행규칙 개정을 추진한다. 환자와 가족, 병원 이용객을 대상으로 수익을 추구하는 호텔업·목욕장업·여행업·국제회의업·체육시설·생활용품 판매업·식품판매업·건물임대업 등으로 부대사업이 확대되면 병원은 환자치료에 전념하는 곳이 아니라 대형 쇼핑몰과 부동산 투기장이 되고 만다.

영리자본이 의료기관에 막대한 돈을 쏟아붓고, 환자를 대상으로 이익을 창출할 수 있는 길을 열어 주는 것, 이것이 의료 민영화 정책의 민낯이고. 영리병원으로 가는 지름길이다.

정부는 의료 민영화 정책을 쏟아 내면서 의료 민영화가 아니라고 주장한다. 3기 말기암만 암이고 1기암은 암이 아닌가. 승용차를 훔친 것은 도둑질이고 장난감차를 훔친 것은 도둑질이 아닌가. 정부가 아무리 의료 산업화니 의료 선진화니 포장을 씌우지만 의료 민영화의 본색을 가릴 수 없다.

2. 대책이 될 수 없는 대책

정부는 영리자회사 설립운영에 관한 가이드라인을 엄격하게 마련했기 때문에 영리추구의 부작용과 남용을 막을 수 있다고 주장한다.

그러나 아무리 엄격한 제한장치가 있다고 하더라도 외부 영리자본의 투자와 이익배당을 허용하는 길이 열리게 되면 영리추구 행위를 막기 어렵다. 오히려 확대될 것이다.

정부 스스로 고백하고 있는 것처럼 영리자회사 설립을 허용하게 된 배경은 의료기관의 수익성 약화와 의료 연관산업의 부진이다. 그래서 영리자회사 설립을 통해 경영을 개선하고 보건의료 분야 투자를 활성화하겠다는 것이다. 영리추구의 길을 열어 주면서 영리추구 남용을 막겠다는 것은 전형적인 ‘병 주고 약 주고’ 행태다.

방화벽을 쳤기 때문에 불을 내도 괜찮은가. 화재 자체를 막아야 한다. 불량유해식품을 사 먹지 못하도록 단속하면 되는가. 불량유해식품 제조와 판매 자체를 막아야 한다.

3. 존립해야 할 이유가 있어야 한다

정책은 사람을 울게도 하고 웃게도 한다. 사람을 죽이기도 하고 살리기도 한다. 국민생명을 돈벌이 대상으로 만드는 의료 민영화 정책은 일부 극소수를 제외한 대다수 국민을 아프게 하고, 비참하게 만들고, 비극으로 몰아넣는 재앙이고 참극이다. 이런 정책은 존립할 이유가 없다.

보건의료정책을 총괄하는 보건복지부는 보건의료 분야를 영리자본의 돈벌이 투자처로 만들려는 기획재정부의 일개 부서로 전락했다. 국민을 불행하게 만드는 의료 민영화 정책을 추진하기 위해 밀실협상을 하고, 혈세를 낭비하고, 거짓 자료로 국민을 속이는 추악한 모습까지 드러내고 있다. 이런 보건복지부는 존립할 이유가 없다.

의료 민영화 정책의 배후에는 삼성과 같은 재벌자본의 탐욕이 있다. 의료 민영화 정책은 국민 건강과 생명을 돈벌이 대상으로 만들기 위해 막강한 자본력과 첨단기술력, 정부 정책에 대한 개입력을 두루 갖춘 재벌자본에 특혜를 갖다 바치는 정책이다. 국가개조가 아니라 국가파괴다. 이런 국정은 존립할 이유가 없다.

4. 대한민국 의료가 가야 할 미래

보건의료 분야에서 벌어지지 않아야 할 사건이 연일 터지고 있다. 진주의료원 강제폐업·요양병원 화재참사·팔 골절 수술을 받던 초등학생 의료사고 사망사건·모 대학병원에서 엑스레이 사진의 좌우를 바꿔서 진료한 사건은 우리나라 보건의료제도의 곪은 상처를 고스란히 드러냈다.

이 사건들에는 의료 영리화와 이익추구, 무분별한 규제완화의 검은 그림자가 드리워져 있다. 의료 민영화 정책은 상처를 치료하기는커녕 더 악화시키고 더 끔찍한 참사로 이어지게 할 뿐이다. 지금 필요한 것은 곪고 곪은 상처를 치료하는 보건의료 정책이다. 바로 의료 공공성 강화 정책이다.

5.9%밖에 되지 않는 공공의료를 30% 수준까지 확충하고 국민에게 양질의 공공의료서비스를 제공하는 일, 환자안전과 의료서비스 질 향상을 위해 보건의료 분야에 50만개의 양질의 일자리를 만드는 일, 국민 누구나 아프면 돈 걱정 없이 치료받을 수 있게 건강보험 보장률을 62.5%에서 90%로 높이는 일, 안전성이 검증되지 않는 환자에 대해서는 의사 간 원격진료 대신 방문진료를 활성화하고 전 국민 주치의제도를 실시해 의료접근성을 높이는 일. 이것이 의료 선진화이고 희망찬 미래를 향해 대한민국 보건의료가 가야 할 길이다.

편집부  labortoday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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